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선수 '절반의 성공'

입력 2009-03-31 08:36:50

'외국인 선수 농사, 누가 잘 지을까.' 프로야구 각 구단마다 2명씩 포진한 외국인 선수들은 팀 전력의 핵이다. 이들의 활약에 따라 팀 성적이 달라질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 아직 시즌 개막 전이라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지만 시범 경기를 통해 이들에 대한 평가가 조금씩 흘러나오면서 각 구단의 표정도 엇갈리고 있다.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는 기존 선수 덕분에 최소 1명은 건지는(?) 분위기다. 히어로즈의 4번 타자 클리프 브룸바는 시범경기에서 타율 0.545, 2홈런, 12타점으로 제몫을 했고 봉중근과 함께 LG의 선발 투수진을 이끌 크리스 옥스프링, 지난해 31세이브를 기록한 한화의 마무리 투수 브래드 토마스, 타점왕에 올랐던 롯데의 카림 가르시아 또한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할 만하다.

다만 지난해 한화에서 뛰다 무릎 부상을 당한 뒤 올 시즌 히어로즈에서 부활을 벼르는 덕 클락은 시범경기에서 타격감을 아직 찾지 못한 모습(타율 0.130)이고 로베르토 페타지니는 LG 타선의 약점인 장타력을 보완해줄지 여전히 의문스럽다. 네 팀의 외국인 선수 중 올해 첫 선을 보이는 롯데의 마무리 투수 존 앳킨스와 한화의 거포 빅터 디아즈는 국내 무대에 적응하는 것이 우선이다.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는 지난해보다야 나을 것이라는 기대를 조심스레 내비친다. 지난 시즌 삼성은 웨스 오버뮬러, 톰 션, 존 에니스 등 데려오는 투수들마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속앓이를 해야 했고 KIA 역시 베테랑 투수 호세 리마가 난타를 당하고 윌슨 발데스가 물방망이를 휘두르는 등 외국인 선수들이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두 팀은 이번에 외국인 투수들을 새로 데려왔다. 삼성의 루넬비스 에르난데스와 프란시스코 크루세타, KIA의 릭 구톰슨과 아킬리노 로페즈가 그들. 삼성은 크루세타가 불안하긴 하지만 에르난데스는 2, 3선발급으로 활용할 만하다고 보고 있고 KIA도 시범경기에서는 만족스런 성적을 거두지 못했음에도 일본 야구 경험이 있는 구톰슨과 몸쪽 공을 잘 뿌린다는 로페즈에게 은근히 기대를 건다.

김성근 감독의 눈높이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SK는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니코스키와 마이크 존슨에 대한 평가를 미루고 있다. 특히 니코스키는 좌완 투수인 데다 사이드암 유형의 투구 자세를 갖고 있어 좌타자를 상대로 강점을 보일 것이라 기대를 받고 있지만 시범경기에서는 4경기(14이닝)에 나서 평균자책점 5.79에 그쳤다. 이들은 먼저 마운드가 두터운 SK의 내부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두산은 4년 동안 한솥밥을 먹은 맷 랜들의 공백을 급히 메워야 하는 처지다. 가뜩이나 선발 투수진이 약해 고심 중이었는데 랜들이 최근 척추 일부에 골절상을 입어 30일 결국 결별을 택했다. 더구나 공격력 강화를 위해 데려온 맷 왓슨(타율 0.194, 2홈런, 6타점)도 김경문 감독의 성에 차지 않아 시즌 초반에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한 장 더 꺼내들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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