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상담] 사춘기 아이와 대화 어떻게?

입력 2009-03-31 06:00:00

Q: 고1 남학생 아버지입니다. 중2 때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성적도 떨어지고 부모에게 반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화를 하려고 하지만 엄마, 아빠는 꾸짖기만 하고 자기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계속 버티고 있습니다. 아이와 대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겠습니까?

A: "이것은 절대로 하지 말라. 저런 짓 하면 벌 받는다. 네가 수학을 못하는 이유는 수학적 머리도 모자라고 노력도 안 하기 때문이야. 이게 성적이냐? 4층 집 아이는 이번에도 1등 했다더라. 너도 똑같이 세끼 밥 먹고 학교 다녔는데 어찌 이 모양이냐."

부모님들이 별 생각 없이 툭툭 던지는 부정적인 말들은 아이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내면에 깊은 상처를 줍니다. 운전자가 과실로 사람을 다치게 하면 민·형사상의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나 부모나 교사가 학생에게 가한 언어폭력에는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습니다. 모든 어른들은 단순히 물리적인 신체장애자와 정신적으로 열등감에 빠져 매사에 자신이 없고 남의 눈치만 살피는 사람 중 누가 더 불행한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장 폴 사르트르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은 일찍 죽는 것이다"라고 심한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자식의 성장기에 부권의 권위를 앞세워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억압하기 쉽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성장기에 아버지 없이 자란 예술가들이 많다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사람은 어느 누구나 어느 한 분야에서는 남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탁월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장점들이 제대로 발휘되기도 전에 어른들의 조급함과 생각 없는 언어폭력 때문에 그 모든 잠재능력이 무참히 파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 한 선생님이 성적표에 '이 아이는 어떤 일을 해도 좀처럼 성공하기 힘들 것입니다'라고 적어 보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어머니는 그 글을 읽고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얘야, 성적표를 보니 넌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재능을 지닌 게 틀림없구나. 그래 남들과 똑 같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지. 넌 장차 아주 특별한 성공을 일구어낼 게다. 난 알고 있단다!"

끊임없이 다른 아이와 비교하며 들볶는 어머니, 생각해보지도 않고 금지하고, 거부하고, 명령하는 아버지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겠다는 마음을 가질 때 자녀와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사람은 칭찬과 격려를 받을 때 천재성이 발휘되고 번득이는 재치가 나옵니다. 깝치고 윽박지르고 위협하는 말을 버리고 낙관적인 자세로 믿고 기다릴 줄 아는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작은 성취라도 귀하게 여기며 인정해 주고, 아이가 힘들어 할 때마다 습관처럼 이렇게 말하면 신비로운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괜찮아, 차차 좋아질거야. 난 널 믿어."

윤일현 송원학원진학지도실장·ihnyoon@hanmail.net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