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 각막을 기증해 사람들에게 빛을 찾아준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기리는 범국민적인 장기기증 운동이 대구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계산성당(주임신부 이재수)은 지난 22일부터 대구백화점, 동아쇼핑센터, 서문시장 등지에서 장기기증 홍보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 캠페인은 다음달 2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한 상태이나 지난 22일과 29일 캠페인을 통해 28명이 각막을 비롯한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서명했다. 학생부터 노인까지, 가톨릭 신자와 비신자를 가릴 것 없이 신청을 했다. 행사를 주관하는 계산성당 유무근 선교 위원장은 "새삼 추기경님이 남긴 숭고한 뜻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며 "제법 쌀쌀한 날씨 속에도 김수환 추기경님의 '서로 사랑합시다'라는 글귀가 적힌 사진 앞에서 팜플렛을 나눠주자 누구 하나 거절하지 않고 홍보물을 받아갔다"고 말했다. 주부 정희주(35·수성구 두산동)씨는 "당장 장기 기증을 신청하진 못했지만 뜻 깊은 행사에 참여하는 방법을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3곳에서 진행된 행사장에는 선교위원이 10명씩 배치됐고, 일부 위원들은 행여 버려지는 팜플렛이 없도록 행사장 주변을 돌아다니며 꼼꼼히 챙겼다. 매주 일요일마다 같은 장소에서 홍보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서문시장에서는 상인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는 수준에서 화·목·토요일에도 같은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계산성당 이재수 주임신부는 "사순절을 맞아 고통을 분담하고 생명을 살린다는 의미에서 이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며 "아직 인식도 부족하고 장기 전체를 기증하는데 대한 거부감이 있어 각막 기증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부는 이어 "앞으로 이같은 생명 나눔 운동이 대구교구를 넘어 시민 사회 전체로 파급되는 효과를 가져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가톨릭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전화(053-650-4725)와 인터넷 홈페이지(www.dcmc.co.kr)를 통해 장기 기증에 대한 안내와 등록을 하고 있으며, 신관 1층 고객지원센터에서 방문 등록도 받는다. 신청이 이뤄지면 국립장기이식관리기관에서 등록증을 보내준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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