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서예 기풍·전형 '한자리에'

입력 2009-03-30 06:00:00

주민철 작
주민철 작

'국제 서예의 동향전'이 다음달 1일부터 12일까지 대구시민회관 전시실에서 비움서예포럼, 대구시설관리공단, 대구미술협회 주최로 열린다. 이번 동향전은 '한·중·일 대표작가전', '신진 유망 작가전', '비움서예포럼 회원전'으로 구성된다. 한·중·일 대표작가전에서는 현대문화 속에서 국제서예 동향의 전모를 읽을 수 있는 계기도 물론이거니와 대표 작가의 근작들은 각국 서예에서 풍기는 기풍과 전형을 생생하게 찾을 수 있다. 초대 작가로는 한국의 월정 정주상, 묵선 심재영과 함께 중국의 왕동링, 유쳉, 양시후, 자오얀준, 일본의 이시토비 히로미츠, 나카가와 쿄지 등 3개국의 걸출한 서예가 8명이다. 비움서예포럼 회원 10여명의 작품도 선보인다.

앞서 비움서예포럼은 한국 서단을 이끌 후진 양성을 위해 신진 작가를 공모했다. 명망있는 작가들의 추천을 받은 30~39세 후보자 30여명 중 6명을 선발해 이번 동향전에서 개인당 8, 9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동진(38·여·전남)은 하늘은 행서와 초서로, 땅의 평평함을 견고한 예서로 사람은 전서와 해서로 해석했으며, 이덕희(37·대전)는 서예 방식에 비움의 의미를 담아 글의 속도감과 회화적인 느낌을 살렸다. 주민철(35·대구)은 상형성에서 시작한 한자의 추상적인 선 구성을 발견하고 선의 율동과 강약에 주목했으며, 윤영석(38·부산)은 글자 사이의 공간에 주목하고 전체 공간과 획들의 시각적 변화에 의미를 두었다. 진승환(30·전북)은 글의 심미성과 원본성의 복원에 가치를 두어 글을 전개했으며, 김승민(30·서울)은 유려한 글씨에 뜻을 두고 전체적인 의미를 아우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국제 서예의 동향전'은 한국 서예의 국제적 위상과 가능성을 확인하고 서예의 본질과 미의식을 국제적 흐름에 걸맞게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와 새로운 가능성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미술사를 전공한 양준호 박사는 '서예의 새로운 가치와 모색'(1일 오후 3시)을 주제로 발제하며, 인제대 석좌교수인 진태하 박사는 '21세기 문자 정책과 서예'(6일 오후 3시), 영남대 한문학과 명예교수인 홍우흠 박사는 '한국 서예의 국제화'(6일 오후 4시30분)를 주제로 초청 강연을 갖는다. 이밖에 일산 박휘호의 탁본 체험, 무형문화재 15호 필원 이인훈의 붓 제작시범도 있을 예정이다.

비움서예포럼 송정택 이사장은 "서예는 삶의 경험과 성찰 속에서 진정한 가치를 찾아 높은 경지에 이르게 하는 예술"이라며 "이번 동향전은 전통 예술에 대한 이해와 함께 서예 작가의 내면적 깊이와 예술 정신을 체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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