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장성(浙江省) 중부에 있는 이우(義烏)시는 세계 최대의 잡화 시장이다. 점포 수만 5만8천 개가 넘고 취급하는 상품은 40만 가지가 더 된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수십만 바이어들이 컨테이너 단위로 물건을 사가는 곳이다. 그래서 인구는 71만 명이지만 외지 유동인구는 100만 명을 넘는다.
2007년 GRDP(지역내총생산)는 420억 위안, 우리 돈으로 5조3천억 원이나 된다. 그 전해보다 15.7% 성장한 수치다. 이우 시정부는 이를 두고 "1982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소상품 시장을 개발한 이래 26년 만에 이뤄낸 '비약'"이라고 표현했다.
바다를 낀 항구도시가 아닌데도 세계 최대 소상품 도매시장, 중국 최대 일용품 수출기지, 중국 최고 전시 중심지로 우뚝 선 게 놀라울 뿐이다. 시정부는 그 秘訣(비결)로 중국내 어디나 통하지 않는 데가 없는 화물 직송체제를 포함한 현대적 물류시스템, 소량 다품종 생산체제, 완벽한 금융서비스, 적극적인 국제화 정책 등을 들고 있다.
안동의 대표적 특산품인 안동간고등어가 淸魚堂(청어당)이란 브랜드로 출시된다는 소식이다. '안동간고등어'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고 그 브랜드 가치만 100억 원이 넘는다는데 왜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안동간고등어 대신 생소한 새 이름을 도입할까 고개가 갸웃거려지는데 안동간고등어 사람들 포부는 그게 아닌 모양이다.
전국 각지의 특화된 생선들, 예컨대 포항 과메기, 울릉도 오징어, 제주 은갈치, 대관령 황태, 영광 굴비 등을 모두 청어당 브랜드로 모으겠다는 것이다. 청어당표 안동간고등어, 청어당표 영광굴비… 하는 식이다.
그래서 소비자에게는 믿고 먹을 수 있는 품질과 신뢰를 제공하고 생산자에게는 판로 확대와 매출 증대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가내 공장에서 만든 두부, 콩나물 사먹고 된장, 고추장은 집에서 담가 먹은 게 엊그제인데 이젠 어느 집이나 죄다 OO원, △△원 하는 대기업 상표를 단 두부, 된장을 사먹는 것을 떠올려보면 이해하기 쉽겠다.
1999년 탄생 첫해 매출 3억7천만 원에서 10년 만에 200억 원대를 기록한 안동간고등어가 청어당이란 새로운 브랜드로 모색하는 내일이 기대된다. 내륙도시 중국 이우가 소상품 유통의 세계 중심이 된 것처럼 내륙도시 안동이 우리나라 최대 생선 유통지로 '비약'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우리 생선을 더 많이 먹어서 우리 어민을 살리고 우리 바다를 지키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이상훈 북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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