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휠체어 마라토너 아저씨 감동

입력 2009-03-28 06:00:00

난 마라톤 대회에 참여해보지 못했지만 아빠 엄마가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자주 보았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골인하고 난 후 기분은 정말 짱인 것 같았다. 울 엄마도 골인하는데 난 엄마보다 더 젊으니까 더 잘 달릴 수 있다는 생각에 학교 운동장을 달려보니 배도 아프고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작년 봄, 엄마랑 난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아빠는 마라토너로 참여하여 대구스타디움에 갔다. 운동장 가득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사람들이 몸풀기 하느라 이상한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즐거워 보였다. 더 구경하고 싶었는데 '자원봉사자들은 모여 달라'는 방송 때문에 더 이상 구경하지 못하고 정해진 장소로 이동했다. 엄마랑 난 도로에서 길 안내를 맡게 되었다.

차가 하나도 없는 도로에서 열심히 안내를 해주고 박수도 쳐주었다. 엄마는 "힘내세요!"라고 외쳤고 달리는 아저씨 아줌마들도 손을 흔들어 주었다. 정말 재미있고 기분도 좋았다.

그런데 몸이 불편한 아저씨 한 분이 휠체어를 타고 저 멀리서 달려오는 것을 보니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난 아픈 곳이 하나도 없어도 힘든다고 불평을 늘어놓았는데 휠체어 탄 아저씨는 다리가 한쪽 없어도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내 앞에 가까워지는 휠체어 아저씨를 향해 손바닥이 아프도록 박수를 세게 쳐주었다. 함께 모여서 달리는 사람도 있었고 가족끼리,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 옷에 글을 부착하고 달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난 즐거운 시간을 떠올리다 휠체어 아저씨가 생각 났다. 지금도 휠체어 탄 마라토너 아저씨는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계시겠지.

양성규(대구 북구 복현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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