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父子가 함께 달리며 추억만들기

입력 2009-03-28 06:00:00

"군대가기 전에 아빠랑 같이 뛰어 보는 것 어때?" 신문에 난 대구국제마라톤 대회 안내문을 읽으면서 5월에 군입대하는 아들에게 얘기를 꺼내 봤습니다. "알았어." 너무나 쉽게 얘기하는데 오히려 내가 덜컥 겁이 났습니다. 달리기라고는 학교 체육시간 때 뛰어본 것밖에 없는 아이인데…. 든든한 아들이 옆에서 같이 뛰어준다니까 작년에 처음으로 하프 코스를 완주한 남편은 신이 나서 아침마다 자는 애를 깨워서 헬스장에 데려가고 있습니다.

이틀 하고 발에 물집 생기고 또 하루 뛰고는 몸살나서 누워버리는 아이지만,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등록금까지 낸 기특한 아들이기에, 마라톤 대회 당일 부자지간에 완주하면서 대회 잘 마치고 오도록 오늘부터 열심히 체력을 관리해 주어야겠습니다.

여보! 오늘 삼겹살 사 놨으니까 일찍 오시고, 희성아! 너도 저녁에 좀 일찍 온나.

김정희(대구 수성구 황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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