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티 쇼를 표방하는 SBS TV'패밀리가 떴다', KBS 2TV '1박2일', MBC TV '무한도전' 등은 시청률을 담보하는 확실한 효자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때 '진짜인줄 알았던 리얼리티 쇼에 대본이 있다, 없다'로 시끄러웠지만 시청자들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대한 사랑은 여전하다. 이런 바람을 타고 이제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EBS는 지난달부터 어린이 리얼리티 쇼 '유아독존(幼兒獨尊)'을 방송 중이다. 4~7세 어린이 6명이 1박2일 여행을 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리얼하게 담고 있다.
하지만 리얼리티를 표방하는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구설에 오르고 있어 당사자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 간판코너 '1박2일'. 이 방송에서 1박2일 멤버들은 제주도 올레를 지나던 중 수확한 당근더미 앞에서 큰 당근을 들고 작은 목소리로 "흑인, 흑인", "아시아, 아시아"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남성의 특정 신체부위를 비유했다고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또 당근의 크기와 색깔을 기준으로 흑인, 아시아 등으로 말한 것에 대해 인종차별의 발언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같은 날 방송된 '1박2일' 방송분에서 한때 강호동이 욕설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족구를 하던 강호동이 반칙 판정을 받자 'XX새끼'라고 욕을 했다는 것. 네티즌들은 그 부분만 캡처해 '0.7배속으로 돌려보면 욕설이 들린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원본을 공개해 논란을 일축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방송인 탁재훈도 성추행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야 했다. KBS 2TV '상상플러스' 방송 중 게스트로 출연한 소녀시대와 제기차기를 하다가 넘어지는 과정에서 티파니의 몸을 만졌다는 논란에 시달린 것. 네티즌들은 탁재훈이 넘어지는 영상만 캡처해 문제삼았다.
제작진은 "걸려서 같이 넘어지는 상황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인데 일부러 그랬을 수 있겠는가"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또 같은 날 방송에서 함께 출연했던 소녀시대 멤버 수영의 말도 논란이 됐다. 정답 '두근두근'을 맞추는 과정에서 수영이 무심결에 "이영자 몸매가 두근두근거리냐"라고 한 것이 '이영자 비하 발언' '수영 막말'로 이어지면서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가수 이효리는 이런 논란에 과학적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 코너에서 욕설을 했다는 구설에 시달리던 그는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를 통해 일부 네티즌들이 욕설이라고 주장했단 발음이 '조음 더(좀더)'라고 해명했다.
MBC '무한도전'도 지난해 말 정준하가 욕설을 했다며 관련된 동영상이 인터넷에 떠돌기도 했다. 제작팀은 "잡음 때문에 잘못 들린 것"이라며 잡음이 삭제된 원본을 제공함으로써 정준하가 욕설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네티즌들의 건전한 비판은 방송 프로그램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필수 요건이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의 행보는 과하다 싶을 정도다.
단순한 해프닝이 네티즌들에 의해 의혹이 제기되고, 그 의혹을 일부 언론이 증폭시켜 기정사실화시키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 네티즌들의 방송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방송의 건강한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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