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열리는 대구국제마라톤 대회 '코스'가 확정되면서 대구 7개 구청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마라톤 코스에 상당 부분 포함된 수성구와 중구는 웃음이 만발했지만, 지난 대회 때까지 포함됐다 빠진 달서구와 남구, 서구는 씁쓸한 표정이다. 이번 대회 코스가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마라톤 경기 코스로 확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코스 포함 여부에 따라 예산 지원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수성구·중구만 달린다.
내달 12일 열리는 2009대구국제마라톤 코스는 대구스타디움을 출발해 신매네거리~월드컵삼거리~범어네거리~삼덕네거리~계산오거리~반월당 네거리~동성학교네거리~들안길삼거리~범어네거리~두산오거리~범어네거리를 거쳐 대구스타디움으로 돌아오는 구간으로 정해졌다.
42.195㎞ 중 수성구 구간이 약 36.7㎞, 중구는 약 5.5㎞다. 대구스타디움을 출발, 달구벌대로를 따라 성서공단 입구까지 동서로 가로지른 뒤 서부정류장~명덕네거리~어린이회관~관계삼거리~대구스타디움으로 진행됐던 지난해 코스와는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보다 구간이 더 늘어난 수성구는 내심 이번 대회 코스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까지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그만큼 도시 정비 등에 예산지원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성구 경우 상동의 중동네거리에서 수성못오거리(1천653m)까지 마라톤 코스 병목구간 해소를 위해 현재 20m폭 도로를 30m로 넓히는 공사를 앞두고 있다. 내년 3월 공사에 들어갈 예정으로 토지보상 등 올해에 투입예정인 예산만 140억원, 총사업비는 290억원에 이른다. 수성구 삼덕동에도 대구스타디움 진·출입로(폭 50m, 길이 1천260m) 건설이 계획돼 있다. 이곳에도 470억원의 국·시비 등이 쏟아진다. 게다가 대구시가 마라톤 코스 정비에 400억원(국비 120억원, 시비 280억원)을 들일 예정이어서 정비사업비의 큰 몫이 수성구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구 경우도 현재 코스대로라면 수성교를 지나 삼덕네거리~종각네거리~서성네거리~계산오거리~반월당네거리~수성교까지 적어도 5.5㎞ 구간에 대한 도로 및 주변정비 예산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우리 동네도 달리게 해주세요.
지난해 대구마라톤대회와는 달리 이번 대회에 빠진 달서구, 서구, 남구는 당황스럽다. 이번 대회 코스가 세계대회 코스로 확정될 경우 '예산을 받을 수 없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달서구는 이번 대회 코스에서 제외되자 시의원까지 나서 세계대회 때는 달서구를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기원과 공단 근로자들에게 대구를 알리기 위해 2007년부터 매년 '웃는 얼굴 마라톤 대회'를 열어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데 달서구 구간이 빠져 아쉽다"고 했다.
남구 관계자도 "마라톤 코스를 중심으로 도심 정비가 이뤄질 게 뻔한데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남구도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구와 북구도 마라톤 코스는 없지만 세계육상대회가 일부 지자체만의 축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도시정비 예산 지원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마라톤 코스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지원단 배기철 지원과장은 "이번 대회 후에 선수들의 코스 평가와 전문가 협의를 통해 6월 말쯤 정확한 평가보고서를 낼 계획"이라며 "이를 기초로 내년 상반기쯤 최종 코스가 정해질 것"이라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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