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자 읽기]청소년을 위한 철학 에세이

입력 2009-03-25 06:00:00

강영계 지음/해냄 펴냄

철학이 부재(不在)한 시대에는 어른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삶에서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따위의 질문을 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복잡하다. 경쟁 속에 내동댕이쳐져 무엇이 옳은 것인가도 잊어버리고 산다. 제 몸 하나 추스르기 힘들다보니 자라나는 세대를 돌볼 여유도 없다. '인생의 나침반'은 어느 새 구태한 표현이 되고 말았다.

강영계 교수의 '청소년을 위한 철학 에세이'는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부딪히는 철학적 물음들을 쉽고 흥미로운 설명으로 풀어쓴 철학 교양서의 고전이다. 1988년 초판 출간 당시 20만부 이상 판매되면서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책으로 사랑받았다. '청소년은 아직 오리도 아니고 닭도 아니므로 무모하다'로 시작하는 이 책은 청소년은 시행착오를 겪는 시기이기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청춘, 앎, 도덕, 자유의지, 삶의 유한성, 우정, 자연과 예술 등 삶을 이루는 다양한 가치들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제시한다. '왜 인간은 지적 욕구를 충족해야 하는가', '사랑은 진정 달콤한 것인가' 등의 고민을 중학교 3학년 혜숙이나 고등학생 진아의 일상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거창한 의문들을 내 친구, 조카의 얘기처럼 풀어가는 구성이 쉽고 흥미롭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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