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짝만 더 가면 정상이다.' 메이저리거들이 즐비했지만 한국 야구의 힘과 세기는 이를 뛰어넘었다.
22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전에서 한국은 중남미의 강호 베네수엘라를 10대2로 대파, 결승전에 선착했다. 선발 등판한 윤석민(KIA 타이거즈)의 호투와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김태균(한화 이글스)의 홈런포에다 작전 야구를 더해 베네수엘라를 무너뜨렸다.
한국의 선발 투수 윤석민은 7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7피안타 2자책점으로 역투했다. 베네수엘라의 강타선을 맞아 최소 3이닝을 채워주길 바랐지만 기대 이상이었다. 그는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 몸쪽을 찔러 들어가는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로 상대의 초호화 타선을 농락했다. 관중들의 기립 박수를 받을 만한 투구였다.
윤석민의 호투 덕분에 한국의 마운드 운용은 한결 편해졌다. 정대현(SK 와이번스),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이어 던졌고 8회에는 정현욱(삼성 라이온즈)이 마운드에 올라 1과 1/3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내주고 탈삼진 3개를 솎아내는 등 위력적인 투구로 뒷문을 잠갔고 9회 임창용(야쿠르트 스왈로스)에게 공을 넘겼다.
적시에 터져 나온 홈런포도 인상적이었다. 팀 내 유일한 메이저리거였지만 이번 대회에서 10타수 1안타로 부진했던 추신수는 1회초 2대0으로 앞선 1사 2, 3루에서 카를로스 실바(시애틀 매리너스)로부터 가운데 담장을 넘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2회초 1사 2루 때는 4번 타자 김태균이 좌월 2점포를 터뜨려 7대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반면 베네수엘라는 실바가 한국 타자들의 노림수에 당한 데다 한국의 빠른 발에 긴장한 탓인지 수비진의 실책이 잇따르며 고배를 마셨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287경기(59승)를 소화한 실바였지만 빠른 공을 앞세워 힘으로 밀어붙이려던 그의 작전은 빠른 공에 강한 한국 타자들의 힘을 당해내지 못했다. 결국 그는 1과 1/3이닝 만에 7실점으로 난타당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수비 역시 문제였다. 1회초 정근우(SK 와이번스)의 뜬 타구를 우익수 바비 어브레유(LA 에인절스)가 떨어뜨리는 바람에 위기를 자초했고 2회에는 땅볼을 잡은 실바의 1루 악송구가 나왔다. 4회에도 1루수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포수 라몬 에르난데스(신시내티 로열스)의 견제구를 놓쳐 2루 주자 고영민(두산 베어스)이 홈을 밟는 등 실책이 고스란히 실점으로 이어지며 주저앉았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WBC 준결승(22일.다저스타디움)
한국 520 102 000 - 10
베네수엘라 001 000 100 - 2
△승리투수= 윤석민
△패전투수= 카를로스 실바
△홈런= 추신수(1회.3점) 김태균(2회.2점) 기옌(7회.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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