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복단지' 무산위기 왜?…지역출신 관료 무관심 '한몫'

입력 2009-03-20 08:56:29

첨단의료복합단지 대구 유치가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은 정책 결정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 출신 고위 관계자들의 무관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첨복단지'는 현재 총리실과 복지부가 각각 '첨단의료복합단지위원회'와 '실무위원회'를 구성,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원도 출신인 한승수 국무총리가 적극적인 관심을 피력하면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반해 전재희 보건복지부장관과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등 정책결정 경로에 있는 대구경북 출신 핵심 관계자들은 별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각 부처 업무를 총괄 조율하고 있는 권 총리실장은 18일 기자와 통화에서 "(첨복단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모른다"고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에 소속된 지역 출신 국회의원 등도 첨복단지 유치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한구 국회 예결특위위원장은 19일 "여러 차례 이명박 대통령과 정정길 대통령실장, 전 장관 등 지역 출신 주요 인사들에게 첨복단지 선정에 신경을 써줄 것을 요청했으나 최근 첨복단지 선정 기준이 의료기기와 제약 분야도 분리되는 등 대구에 불리한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이 대통령이 지난 연말 유치 경쟁이 치열하자 1곳이 아니라 2, 3곳으로 첨복단지를 확대하는 것이 어떠냐고 언급한 것을 실무자들이 분야를 나눠서 선정하는 쪽으로 추진하는 등 대통령의 의중까지 왜곡시키고 있는데도 주무 장관조차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요직에 있는 지역 인사들이 첨복단지가 대구에 얼마나 중요한 사업인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 문제"라고 덧붙였다.

첨복단지 대구 유치 때 '대구 특혜' 등 정치적 논란이 일 것을 지레 우려해 지역 인사들이 소극적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주호영 한나라당 의원은 "대구가 낙후됐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인데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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