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쿼터 부진 대구 오리온스, 전주 KCC에 대패

입력 2009-03-19 08:41:34

1쿼터 때 너무 밀렸던 것이 아쉬웠다. 대구 오리온스는 18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프로농구 경기에서 안간힘을 다했으나 끝내 78대92로 무릎을 꿇었다. 이미 플레이오프와는 거리가 멀어진 지 오래였음에도 끝까지 KCC를 물고 늘어졌지만 초반 넘어간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꾸지 못했다.

국내 농구에서 외국인 선수의 득점 가담은 승리를 위한 필수 요소다. 외국인 선수 두 명 중 한 명은 20점대 초·중반, 다른 한 명은 10점대 중반 이상의 득점을 올려야 한다. 이날 오리온스의 레지 오코사(19점 5리바운드), 딜리온 스니드(10점 13리바운드)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었다.

이동준(10점 4리바운드)이 힘을 보태긴 했지만 오코사와 스니드 콤비가 하승진(16점 10리바운드), 마이카 브랜드(20점 9리바운드 8어시스트), 칼 미첼(15점)이 버틴 KCC의 장신 벽을 넘어서기는 버거웠다. 하승진이 있어 골밑 싸움의 부담을 벗은 미첼은 외곽에서 3점슛 3개를 적중시켰고 추승균(14점)과 신명호(10점)가 득점에 가세, 오리온스를 무너뜨렸다.

그나마 오리온스는 두 신인 선수의 활약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2쿼터 이후 경기 조율을 맡은 포인트가드 정재홍은 7어시스트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을 뿐 아니라 득점에도 가담해 2쿼터에 5점, 3쿼터에 7점을 넣는 등 12점을 뽑았다. 이상수도 KCC의 외곽포에 맞서 3점슛 3개를 꽂아 넣는 등 13점을 올리며 경기 후반 추격전에 힘을 실었다.

이날 1쿼터가 끝났을 때 점수는 10대27로 벌어져 있었다. 오리온스 수비진은 미첼에게 8점, 추승균에게 7점을 허용하며 외곽 공격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 이미 경기가 기울어졌다고 생각한 순간, 오리온스는 힘을 내기 시작했다. 2쿼터에 전열을 가다듬더니 3쿼터에선 정재홍의 공격이 잇따라 성공되고 이동준이 8점을 넣으며 분발, 한 때 11점 차까지 쫓아갔다.

4쿼터 들어서도 오리온스는 추격을 단념하지 않았다. 3쿼터까지 8득점에 그친 오코사가 11점, 이상수가 6점을 넣으며 공격을 주도했다. 하지만 고르게 공격에 가담한 KCC는 끝내 경기의 흐름을 넘겨주지 않았다. 오리온스는 2, 3, 4쿼터 때 19대19, 24대25, 22대24로 대등하게 맞섰으나 1쿼터의 부진에 발목을 잡혔다.

홈에서 웃은 KCC는 30승22패를 기록, 단독 3위 자리를 지키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지더라도 7위인 안양 KT&G(27승25패)에 한 경기를 앞서게 돼 6강행 사투 대열에서 빠져나왔다.

한편 2위 울산 모비스는 홈에서 빅터 토마스(23점 13리바운드)와 3점슛 5개를 터뜨린 김효범(20점)을 앞세워 서울 SK를 95대77로 제압, 4연승을 거두며 선두 원주 동부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좁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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