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플래카드 "교통사고·범죄예방 알린다"

입력 2009-03-19 08:42:36

▲ 대구 경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톡톡 튀는 문구들로 만든 플래카드를 도심 곳곳에 내걸어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대구 경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톡톡 튀는 문구들로 만든 플래카드를 도심 곳곳에 내걸어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아! 무단횡단하다 여기서 죽을 줄 누가 알았을꼬?' '10차로도로 무단횡단, 죽음 앞에 배짱없다' '빨리가려 무단횡단 정말 빨리 가면 어찌할꼬?'

이런 문구를 보고도 감히 무단횡단을 할 수 있을까? 대구 경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만든 플래카드 문구들이다.

대구 도심 곳곳에 이런 플래카드가 속속 내걸리고 있다. 경찰서와 지구대가 지난해 10월부터 대구시내 50여군데 사고다발지역을 골라 교차로 인근에 이색 플래카드를 내걸기 시작한 것.

19일 오전 9시쯤 대구 중구 계산동 계산오거리. 신호를 기다리던 많은 운전자들이 '열심히 살아온 나! 무단횡단으로 죽으면 억울하리'라는 플래카드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친구야! 술먹고 무단횡단은 죽음이다'(달서구 두류동 크리스탈호텔 맞은편), '설마하는 무단횡단 아차할때 죽음이다'(북구 노원동 비산 이마트 맞은편)라는 플래카드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입가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 김재수(34·서구 중리동)씨는 "'사고다발지역'이라고 쓰인 예전의 딱딱한 문구는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요즘 여러곳에 걸리는 이색적인 경고성 플래카드는 재미있어 여러번 보게 된다"고 했다.

이색 플래카드는 누가 만들었을까? 중부경찰서 김재달 교통안전계장은 "교통사고를 줄이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경찰이 서로 머리를 맞대 문구를 만들고, 의견수렴을 거쳐 사고가 많은 지역에 내걸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다"며 "앞으로 효과를 분석해 더 많은 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색 플래카드는 도로뿐 아니라 방범이 취약한 골목이나 우범지대에도 내걸리고 있다. 18일 오후 동구 신천동 한 주택가 골목길. '이곳은 사복경찰관 근무중'이라는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가 눈길을 끌었다. 한 주민은 "재미있으면서도 범죄자들에게 확실한 경고를 줄 수 있어 다소나마 안심이 된다"고 했다.

동부경찰서 김병철 생활안전과장은 "절도, 도난, 소매치기 등 범죄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에 경고성 플래카드를 내걸게 됐다"며 "'이곳은 경찰관 집중순찰구역입니다'(달성군 화원읍), '법질서 확립 및 범죄예방을 위한 특별순찰구역'(중구 대봉동) 등 다양한 문구의 플래카드들이 범죄예방에 활용되고 있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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