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애정 공세' 홍준표 달라졌네

입력 2009-03-19 08:44:53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달라졌다(?).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초·중·고교를 다녔지만 사실상 서울 정치인으로 분류돼 있던 홍 원내대표가 대구경북 현안 사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18일 '대구 취수원 이전' 기자 간담회가 열린 대구시청 상황실. 홍 원내대표는 "대구 취수원 이전 사업비 전액을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대구경북은 나를 키워준 곳"이라고 거듭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영남고 21회 졸업생이지만 이른바 TK(대구경북) 성향에서는 벗어나 있었다. 고려대 법학과(72학번) 졸업 이후 울산·광주·서울지검에 몸담았던 그는 드라마 '모래시계' 검사의 실존 모델로 알려진 뒤 1996년 첫 국회의원 당선(15대) 이후 현 18대까지 서울 정치 무대(송파·동대문을)에서만 활약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담회에서의 홍 원내대표는 '고향'이라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나를 키워준 고향을 위해 할 일이 있으면 해야겠다"는 것이다. 간담회에서 그는 취수원 이전 문제뿐 아니라 '첨단의료복합단지' '그린 에너지 사업' 같은 대구경북 현안까지 언급했다.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의약품과 의료기기로 나눠 2개 도시에 지정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대해 "법 정신에 어긋난다. 다음주쯤 당초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지적하겠다"고 했다. "대구가 추진하는 그린 에너지 사업은 정부 차원의 녹색성장사업과 맥을 같이한다"고 반겼다. 홍 원내대표는 간담회 자리를 떠나면서도 "원내대표 임기가 끝나도 놀지 않고 대구경북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다.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영남고 21회 동기회 저녁 모임까지 이어졌다. 이 자리에는 김범일 대구시장이 함께해 대구 현안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했다. 동기회 박용복 회장(경북대 교수)은 "재경 동기 모임에 꼭 참석하는 홍 원내대표는 대구경북 현안을 잘 알고 있었고, 애착이 대단했다"고 전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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