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 본격 '할인 경쟁'

입력 2009-03-18 09:46:28

기존 계약자의 민원과 브랜드 가치 하락 등을 우려해 '깜깜이 분양'을 하던 건설사들이 '봄 분양' 시장을 겨냥해 공식적인 분양가 할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미분양이 줄지 않는데다 정부가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와 취득·등록세 감면 혜택을 잇따라 발표한 틈을 타 공격적인 재분양에 나서고 있는 것.

SD건설은 16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대구 수성구 시지 SD 아이프라임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 분양가의 60%만 납부한 뒤 나머지 40%를 4년 뒤에 내는 잔금 유예 제도 시행에 들어갔다.

SD건설 관계자는 "분양가격이 5억원인 174㎡형(53평형) 30개에 대해서 한정 분양할 계획이며 잔금 40%를 유예할 경우 이자 혜택이 분양가의 10~25%에 이른다. 취득·등록세 50% 감면에 양도세 면제까지 받을 수 있어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초기 자금 부담을 상당히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내달 수성구 황금네거리 주상복합 아파트인 'SK 리더스 뷰'(788가구)의 재분양에 나서는 SK건설은 계약금을 대폭 낮추고 분양가 전액 무이자를 시행할 예정이다.

SK건설 관계자는 "분양가의 5%이던 계약금을 아파트 규모에 따라 1천500만원에서 3천만원 정액제로 낮추고 분양가의 40%만 적용하던 대출 무이자를 전액으로 변경했다. 158㎡(48평형) 기준으로 6억원인 분양가격이 부담스러운 점을 감안, 2010년 입주 때 자유롭게 해약이 가능한 '해약 보장제'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성구의 또 다른 A단지는 아예 내달 당초 분양가에서 10~20% 내린 가격에 재분양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단지 관계자는 "준공이 다가오지만 미분양이 많아 금융권 협의를 거쳐 현재 시장 가격에 맞춰 분양가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며 "기존 계약자에게도 같은 수준의 조건 변경을 검토하고 있어 공식적으로 분양가 할인 판매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공사들이 이처럼 조건 변경을 통한 분양가 할인에 나섬에 따라 지난해 이후 분양시장에서 대세를 이뤘던 '깜깜이 할인'도 줄어들 전망이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대다수 미분양 단지에서 할인 판매를 검토했지만 기존 계약자 반발 등에 따라 일부 단지만 소문 없이 할인 판매를 하는 깜깜이 할인을 해왔다"며 "분양가 재조정 단지가 계속 나오면 공식적으로 조건 변경에 나서는 단지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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