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병대 포항 주둔 50년

입력 2009-03-13 10:51:15

해병대가 어제로서 포항 주둔 50년의 역사를 기록했다. 창군 초기 10년을 빼고는 줄곧 포항과 세월을 함께해 온 것이다. 오는 4월 15일로 창설 60주년을 맞을 해병대의 초기 규모는 장사병 다 합해 겨우 380명 정도였다. 제대로 전열을 갖춘 상륙부대로 성장한 것은 1954년이 돼서였다. 한국 해병이 사실상 포항과 그 시종을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포항은 해병대원이라면 누구나 그 힘든 기본훈련을 모두 받고 가는 곳이다. 나중에 어디 근무하든 관계없이 초기에 거쳐야 하는 필수 코스가 포항인 것이다. 그걸 통해 포항을 영원히 잊지 못할 고향같이 마음속에 각인하게 된 예비역 장사병이 벌써 90만 명을 헤아린다.

포항과 해병대는 그렇게 해서 지난 50년을 함께한 성장의 동반자다. 포항제철이 들어서기 전 군 복무 때 포항 인구 7만 명 중 1만 명을 해병이 차지했었다는 어느 제대군인의 회고가 좋은 예다. 지금도 4천여 명에 이르는 해병 간부와 그 가족들은 포항의 중요한 인적 구성원이다.

그뿐만 아니라 군은 자연재해가 닥칠 때 해병대만이 할 수 있는 상륙작전식 행동과 장비로 민간 지원에 나선다. 단위 부대별로 읍'면'동과 결연해 호흡을 함께하는가 하면, 각종 민간 행사에 의장대나 군악대를 보내 분위기를 돋운다. 11년간 2만7천여 명이 극기훈련을 받고 갔을 정도로 전국적 인기를 누리는 해병대 캠프도 운영하고 있다.

군과 주둔지는 한몸으로 맺어져야 둘 다 성공할 수 있다. 때론 부딪칠 때도 있었겠지만 그걸 잘 이겨내 온 포항의 해병대 주둔 50년은 그런 점에서 의미 있는 역사다. 부대 앞 도로에 '해병로'라는 이름을 이제 와 붙이는 게 때늦은 감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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