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계성고 선후배 사이인 이강철(62)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박창달(63) 전 한나라당 의원의 엇갈린 행보가 대구경북 정가의 이목을 끌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 전 수석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반면 선거법 위반으로 2005년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던 박 전 의원은 19일 차기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로 선출될 것이 확실시 돼 화려하게 부활했다.
두 사람의 엇갈린 인연은 2004년 국회의원 총선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계성고 51회 졸업생인 박 전 의원은 대구 동구 을에, 53회 졸업생인 이 전 수석은 동구 갑에 출마했다. 당선(박 전 의원)과 낙선(이 전 수석)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이어 2005년 박 전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상실한 동구 을 의원직을 놓고 이 전 수석은 유승민 현 의원과 다시 한번 격돌했다. 그러나 이 전 수석은 또 낙마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1일 2004년 총선과 2005년 재선거 때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이 전 수석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수석은 측근을 통해 2차례에 걸쳐 2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으며 혐의가 인정되면 과거 인혁당 사건에 이어 두 번째 옥고를 치러야 할 처지다.
반면 15, 16, 17대 국회의원을 지내다 2005년 9월 대법원의 '선거법 위반' 확정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박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 캠프의 유세총괄 부단장을 맡아 대통령 만들기에 역할을 했다. 포항이 고향인 박 전 의원은 이 대통령과 인연이 두터워 청와대 수석설, 국정원장설 등 각종 인사에서 하마평에 올랐다.
박 전 의원은 지난달 말 자유총연맹 부총재로 선임돼 총재 직무대행을 맡아왔으며 자유총연맹은 19일 전국 대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총회를 열어 단독 후보로 올라 있는 박 전 의원을 총재로 선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자총'은 회원이 65만명에 이르고 알짜 자회사를 가진 탄탄한 조직이다.
두 선후배의 이 같은 엇갈린 인연이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지역 정가에서는 이 전 수석에 대한 동정론도 일고 있다. 이 전 수석이 지난 정권 때 대구경북 민원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며 지역을 위해 많은 일을 했는데 정권이 바뀌자 희생양이 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실제 공직자들의 인사 청탁은 물론 대구시, 경북도의 예산까지 대구경북의 민원은 이강철 1인에게 쏠리다시피 했다. 심지어 다수의 한나라당 의원들까지 그에게 민원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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