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宗婦)를 비롯한 사대부 양반가 여성부터 이름없는 필부(匹婦)까지 독특하고 고유한 문화를 남겼던 안동여성들의 삶과 숨결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안동시는 안동지역 여성문화를 재조명하는 '안동여성, 문화의 결을 만지다'(사진)를 발간했다.
311쪽 분량의 이 책은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이 엮고 정일선 여성정책개발원 연구개발실장과 안동대 천혜숙 교수, 위덕대 이정옥 교수 등이 글을 썼으며, 생활·문학·예술·민속·의기편 등에 걸쳐 63개 주제의 여성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는 안동지역 50여 종가의 종부들의 삶 속에서 만들어진 '음식디미방' 등 우리의 대표적인 요리서와 내방가사를 비롯해 여성들의 애환이 스민 안동포 길쌈, 민속신앙, 조선시대 열녀문에서 여성독립운동가 배출에 이르기까지 안동여성만의 독특한 문화적 특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책 속에는 우리나라 최초 한글요리서인 '음식디미방'을 남긴 정부인 안동장씨, 시묘살이 끝에 남편을 따라 숨진 무실 정려각의 주인공 의성김씨, 자신의 무명지를 잘라 독립을 호소했던 남자현 열사 등 종부와 사대부가 여인들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또 고삼주(苦蔘酒)를 만들어 견훤의 군사를 취하게 해 왕건이 고창전투를 승리로 이끌게 한 고려개국의 숨은 공신 안중할매, 어린자식과 유복자를 두고 떠나는 남편에게 애절한 사랑의 편지글과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삼은 미투리를 남긴 원이엄마, 가난으로 부모를 봉양할 수 없게 되자 자신과 자식을 16냥에 노비로 팔아야 했던 여인 장수옥, 일제하에 소작운동을 펼친 촌부 강경옥 등 촌부와 필부들의 고단한 삶 속에 스며있는 문화적 숨결도 만날 수 있다.
이 책의 책임연구원이었던 정일선 실장은 "봉제사 접빈객(奉祭祀 接賓客)으로 대표되는 사대부가 여성들의 규방문화에서부터 내림음식, 민속신앙 및 놀이에까지 안동여성들은 현명함과 결단력으로 한 가문을 일으키고 나라를 지키는 일에 나서는 등 특유의 인내와 희생을 보여왔다"고 밝혔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우원식 "최상목, 마은혁 즉시 임명하라…국회 권한 침해 이유 밝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