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수계 댐들은 진작에 바닥을 드러냈으나 경주 덕동호의 저수율은 지금도 72%나 된다. 덕분에 덕동호는 가뭄이 계속되더라도 雨期(우기)가 시작되는 오는 6월까지 농업용수조차 큰 문제없이 공급할 수 있다. 반면 그 기간 낙동강에선 댐들이 7억3천만t의 물을 흘려 보내줘야 하류 수요를 맞출 수 있지만 실제 공급 가능한 물은 예상강우량까지 합쳐 5억6천만t에 불과하다. 대구시민이 6개월간 쓸 양에 상당하는 1억7천만t, 필요총량의 23%나 되는 수량이 부족하다고 정부가 밝힌 것이다.
같은 역할을 가진 시설인데 어째 낙동강 댐들은 말라붙고 덕동호 물은 이렇게 풍족할까. 그 성패는 대처노력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덕동호를 관리하는 경주시청은 태풍이 안 오고 마른장마가 계속되자 작년 여름 이후 일찌감치 가뭄대책을 세웠다. 덕동호의 방류량을 줄여 저수량을 최대한 늘리는 한편, 경주를 끼고 흐르는 형산강에서 수요를 충당해 나간 것이다.
반면 낙동강 5개 댐은 작년 홍수기에 유입수량의 9% 정도만 담고 91%는 방류해버렸다. 여름 우기 석 달간 물을 모아 나머지 9개월간 각종 용수를 공급해야 하는 게 댐인데도 홍수조절 등을 이유로 쏟아냈다는 것이다. 용수 부족이 가장 심각한 태백의 광동댐을 두고 빚어진 시비의 핵심 또한 이것이다.
그저께 말라붙은 임하호를 찾은 이만의 환경부장관도 바로 이 문제를 거론했다고 한다. 댐 확충 등도 필요하지만 허술한 관리체계의 보완'혁신 또한 그에 못잖게 다급하다는 말이었다. "지금은 비상상황" "물 관리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국가적 차원의 결단이 요구된다"고도 했다. 마침 대통령 또한 6년 뒤엔 물 배급시대가 닥칠지 모른다고 공개적으로 걱정한 마당이다. 물관리의 대혁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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