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 대입흐름 바꿀까

입력 2009-03-10 09:20:46

2010학년도 입시에서 경북대 등 40여개 대학이 입학사정관제로 학생을 선발할 예정인 가운데 포스텍이 입학생 전원을 입학사정관을 통해 선발하겠다는 파격적인 계획을 발표, 입학사정관제도가 대학입시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포스텍 백성기 총장은 9일 "미래 성장 가능성에 중점을 둔 학생 선발을 위해 2010학년도 입시부터 신입생 300명 전원을 입학사정관 심사를 통해 뽑겠다"고 밝혔다.

이 대학은 지난해 말 2010학년도 입시부터 학생 전원을 수시전형으로만 선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이번에 수시 선발하는 신입생 300명 전원에게 입학사정관 전형을 적용키로 했다. 이를 위해 전임 6명, 비전임 12명 등 총 18명의 입학사정관을 채용 또는 위촉했다.

전형은 1단계 서류 평가, 2단계 면접으로 나눠 진행된다. 합격자의 3배수 내외를 뽑는 서류 평가는 포스텍에서의 수학 가능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절차로 학교생활기록부·수상 실적·자기소개서·학교장 추천서 등 다양한 종류의 서류가 평가 대상이 된다. 포스텍은 이전에도 다양한 서류 전형을 해 왔지만, 올해의 평가 방식이 이전과 다른 점은 서류 평가 결과를 일절 점수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18명의 입학사정관이 학생이 제출한 서류를 놓고 심도 있는 토의를 거쳐 1단계 전형 통과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2단계 면접은 수학·과학 분야의 지식을 묻는 구술 면접과 인성 중심 면접으로 나뉜다.

포스텍은 또 잠재력이 있는 농어촌 지역 학생을 미리 발굴, 양성하기 위해 올 여름방학부터 도시 저소득층 및 농어촌 지역 고교 2학년을 대상으로 한 '잠재력 개발과정' 프로그램도 운영키로 했다.

이를 위해 상반기 중 전국 농산어촌 지역 고교로부터 우수 학생들을 추천받아 40명을 선발, 여름방학 4주간 수학, 과학 과목을 지도하고 이 학생들이 이듬해 입시에서 포스텍에 지원할 경우 서류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경북대도 올해 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북대는 2009학년도 입시에서 70명을 선발했으나 2010학년도에는 2배가 넘는 180명 안팎을 뽑을 예정이다. 경북대 관계자는 "올해는 새로 도입될 '글로벌비즈니스리더'(30명) 전형을 비롯해 신설 학과(학부)에 입학사정관제를 확대 적용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최근 입학사정관 3명을 추가로 채용해 현재 5명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9일 오전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입학사정관제 지원사업 계획에 따라 전국 40여개 대학을 선정, 총 236억원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기부는 입학사정관을 활용한 대입 전형을 확대하기 위해 2007년부터 입학사정관을 채용하는 대학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데 그 규모는 2007년 10개 대학 총 20억원, 2008년 40개 대학 157억원이었다. 입학사정관제를 적용한 대학과 선발 인원은 2009학년도 입시에서는 40개 대학 4천401명이며, 2010학년도 입시에선 40여개 대학 6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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