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당, 인물은 다음" 경주 현지 분위기 르포

입력 2009-03-10 09:42:14

경주는 누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산적한 지역 현안을 해결해 줄 수 있고, 시장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후보를 원하고 있는 듯했다.

◆공천이 변수

9일 예비후보 선거사무소가 밀집한 경주역~경주교 일대. 한 후보 측은 "경주시의회 의원에게 인사차 들러 좀 도와달랬더니 대뜸 한나라당 공천부터 받으라고 했다"며 "그러면 굳이 찾아오지 않아도 먼저 찾아가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경주 민심을 전했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는 압도적이지만 후보들 간 지지 격차는 생각했던 것만큼 크지 않아 공천 열기가 더하다"고 했다. 경주역 성동시장에서 만난 시민과 상인들 사이에서는 "첫째가 당이고, 인물은 그 다음"이라는 얘기가 우세했다.

◆누가 현안을 해결할 것인가

경주 중앙시장 한 식당가. 삼삼오오 짝을 이뤄 반주 삼아 술잔을 기울이던 시장 사람들은 "공천도 중요하지만 누가 경주 현안을 해결해 줄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라고 했다. 방폐장 유치 이후 정부가 약속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뤄진 게 없다는 것. 한 60대 시민은 "이게 다 지난 1년간 국회의원이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라며 "지방과 중앙을 조율할 능력있는 인사를 원한다"고 했다.

◆경주시장이 변수?

공천과 인물 다음의 변수는 백상승 경주시장이라 꼽는 이들이 많았다. 경주역 인근 한 선거사무소. '국회의원과 시장이 잘 협력돼야 경주 발전 앞당긴다'는 문구와 함께 후보자와 백 시장이 악수하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다른 후보의 선거팸플릿 역시 마찬가지. 경주를 사랑하는 마음은 한마음이라는 문구와 함께 백 시장과 해당 후보 사진을 올려놨다. 이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는 백 시장의 영향력과 학연·지연·혈연으로 얽힌 경주의 독특한 정서 때문에 시장과 등을 지기보다는 화합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경주시청 간부공무원은 "후보들이 백 시장과 자주 만나길 원하며 실제 시청에 자주 들른다"며 "시장과의 원만한 관계가 이번 선거의 또 다른 변수라고 여기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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