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34·수성구 만촌동)씨는 승용차의 휘발유가 떨어질 때마다 여러 주유소를 전전한다. 집 근처나 직장 부근에 주유소가 많지만 ℓ당 휘발유값이 제각각이라 주변 주유소 가격을 체크해 가장 싼 곳을 찾는다. 김씨는 "예전에는 아무 곳에서나 기름을 넣었으나 주유소마다 가격이 달라 요즘은 가격을 비교한 뒤 일부러 싼 곳까지 찾아 주유한다"고 했다.
휘발유, 경유 등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보다 값싼 주유소를 찾는 알뜰 운전자들이 늘고 있다.
9일 오후 대구 북구의 한 주유소에는 주유 대기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인근 주유소에 비해 휘발유는 80원, 경유는 124원 싸다 보니 운전자들이 몰렸다. 이모씨는 "10원, 20원만 싸도 5만원어치 기름을 넣었을 때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며 조금이라도 싼 곳을 찾는다"고 했다.
주유소종합정보 사이트 '오피넷(Opinet)'에 따르면 같은 지역이지만 주유소에 따라 휘발유값이 ℓ당 170원까지 차이가 난다. 8일 현재 수성구에서 휘발유가 가장 싼 주유소는 ℓ당 1천489원, 가장 비싼 곳은 1천659원이다. 5만원어치를 넣었을 경우 가장 싼 곳에서는 33.6ℓ, 가장 비싼 곳은 30ℓ를 넣을 수 있어 3.6ℓ나 차이가 난다.
알뜰 주유객을 잡기 위한 주유소간 경쟁도 치열하다. 북구 칠곡의 오일할인마트는 이달부터 기존 정유사 이름이 아니라 독자 브랜드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국내 4개 정유사 가격을 살핀 뒤 매일 가장 싼 정유소에서 기름을 받아 판매가격을 최대한 낮췄다. 송정헌 전무는 "시세를 현금으로 살핀 뒤 기름을 구입하다보니 가격거품을 뺄 수 있게 됐다"며 "덕분에 주위 주유소보다 싸다는 입소문이 퍼져 매출이 종전보다 5배 가량 늘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주변의 대형 정유사 간판을 내건 주유소들도 덩달아 가격을 내리는 바람에 이 일대 주유소의 기름값은 다른 곳에 비해 훨씬 싸졌다. 이 주유소는 현재 대구에 5개 주유소를 개설했으며 앞으로 10여개로 가맹점을 늘릴 계획이다.
또 일부 주유소는 가격을 낮추는 대신 주유금액의 일정 비율을 적립시켜 단골 손님을 끌어모으기도 하고 음료수, 휴지, 무료세차 등 선물공세로 저가 주유소에 맞서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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