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전 3·1운동에 참가했다 16세의 꽃다운 나이로 숨진 유관순 열사가 현재에 살고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아마 덕원고등학교 1학년 김지은(16·사진)양이 가장 비슷한 모습이 아닐까.
지은양은 31일 유관순상(賞) 위원회가 열사의 혼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제8회 '유관순횃불상' 대상을 받는다. 이 상은 유관순 열사가 숨진 당시 나이와 같은 또래인 전국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유 열사의 애국애족 정신을 가장 잘 계승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 그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것. 모두 11명이 선발됐으며 대구경북에선 지은양이 유일하다.
지은양은 봉사정신과 리더십 등 다방면에서 유관순 열사를 닮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조손가정을 대상으로 한 '사랑의 고리 맺기'에 앞장섰다. 6학년 때는 교육청 주관 난치병 돕기 모금운동에 적극 참가했다. 지난해는 백혈병을 앓고 있는 학교 친구를 위해 헌혈을 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헌혈증 모으기에 나서 주위의 칭찬을 받기도 했다. 같은 해 고등학생 글로벌 리더십 지도력 배양과정에서 표창장을 받았고, 학급 실장으로서 지도력을 발휘해 유관순 열사의 리더십을 쏙 빼닮았다는 것이 주위의 평이다. 공부도 잘한다. 초등학교 때 한국 수학학력평가대회에서 은상을 받았고, 최근에는 교내 자연과학 탐구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했다.
지은양이 우리 역사와 유관순 열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번 상 공모에 참가하면서부터다. 지난달 대회 수상자를 가리기 위해 대전에서 2박 3일간 열린 '유관순 워크숍'에서 '유관순 열사가 현재까지 살았다면 어떠했을까'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작성하고 유 열사와 관련된 연극 자작극 등을 준비하면서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인간 유관순에 대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지은양은 "3·1운동을 하다 죽은 열사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 공모에 참가하면서 유관순의 인간적인 면모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3·1운동을 하다 죽었지만 유관순 열사가 아직도 기억되고 있는 것은 애국애족 정신 외에도 리더십, 봉사, 희생정신 등 인격적으로 훌륭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의 교과서 관련 파문으로 반일 감정이 높아지고 있는 데 대해 "이웃 나라를 빼앗은 역사에 대해 반성은커녕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공분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며 "아직도 제국주의적 근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일본에 대한 국제적인 응징과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본의 도발에 대해 분노했다가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 우리 국민의 '냄비근성'은 걱정스럽다"며 "보다 세밀하고 침착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관순 열사의 순고한 정신을 이 시대에 맞게 실천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힌 지은양은 벌써 상금으로 받은 150만원을 어려운 학우 돕기에 선뜻 내놓았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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