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규모 추경예산은 과감하되 짜임새 있게

입력 2009-03-09 10: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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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당초 20조 원이었던 규모를 30조 원 이상으로 늘리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를 최소한 0%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추경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설명이다. 추경의 정책목표는 일자리 창출, 내수 확대, 기업 구조조정 지원 등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현재 세계적으로 민간의 성장동력은 갈수록 힘을 잃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정부 지출뿐이다. 경기 부양을 위해 220조 원 규모의 적자 예산을 편성한 중국, 국민 1인당 1만2천 엔(약 18만8천 원)씩 총 2조 엔의 현금을 풀고 있는 일본 등 세계 각국이 경기 확대를 겨냥한 재정 투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도 경기 진작을 위해 추경예산을 편성할 것이라면 좀 더 과감하고 신속하게 할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국가부채 증가에 따른 장기적인 대외신인도 문제를 걱정하는 소리도 나온다. 틀리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추경으로 경기가 살고 국민의 세금 납부 여력이 생긴다면 그런 문제는 상쇄될 수 있다. 다행히 우리의 국가부채 규모도 국내총생산(GDP)의 30% 초반 수준으로 외국보다 여력이 많은 상황이다.

현재 경제 상황에서는 대규모 추경 편성이 불가피해 보인다. 남은 과제는 추경의 효과를 제대로 거둘 수 있도록 집행 계획을 빈틈없이 짜는 일이다. 실적 내기에 급급해 장기적인 일자리보다는 단순 공공근로 사업만 늘린다면 재정건전성을 희생해 대규모 추경을 편성해야 할 이유가 없다. 아울러 수도권 집중에다 경제위기까지 겹쳐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지방경제를 되살리려는 획기적인 지원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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