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는 불편을 싣고…소음·떨림 심해져 승객불만 높아

입력 2009-03-09 09: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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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이용객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04년 개통 당시에 비해 열차 떨림과 소음이 심해졌다고 불평하는 승객들이 많다. 승객들 사이에 객차 안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불편한 고속철'이라는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게다가 이달부터 KTX 특송 수화물 운임 요금까지 크게 올라 영세업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객차에서는 아무 일도 못해요

지난해부터 KTX로 대전에서 대구로 출퇴근하는 은행원 김모(45)씨는 객차 소음 탓에 온종일 귀가 먹먹하다. 머리까지 아픈 날도 많다. 김씨를 화나게 하는 게 또 있다. 객차와 객차 사이에 설치돼 있는 승객용 컴퓨터다.

열차 떨림이 심해 마우스 커서가 제멋대로 움직여 클릭조차 제대로 할 수 없고 컴퓨터 의자가 비좁아 앉아 있기도 힘들다. 김씨는 "인터넷 결제를 하는데도 열차가 떨려 마우스 커서를 맞추기 어렵다"며 "30분 사용에 1천원이지만 의자가 흔들려 실제 이용시간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노트북컴퓨터를 가져와도 작업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일부 승객들은 책을 보면 진동 때문에 눈이 아프고, 잠을 청하더라도 소음 때문에 깨기 일쑤라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소음과 떨림은 부실시공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달 감사원은 "고속철 경부선 1단계 구간 선로에 기준에 못 미치는 '레일 패드'(열차가 달릴 때 충격 완화 장치)를 사용해 궤도 틀림, 자갈 마모, 소음 증가 등의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시간이 지날수록 KTX 열차 내 소음과 떨림 현상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어 승객 불편이 더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레일 패드가 문제되는 것이 아니고 소음과 떨림 현상은 서울 일부 지역과 경북 칠곡~부산 등 기존 철로를 이용하는 구간에서만 발생하고 있다"며 감사원 주장을 반박하면서 "기존 선로를 고속철 전용철로로 교체하는 공사가 끝나는 2010년에는 승객 불편이 크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송 수화물 서비스 운임 인상

대구 수성구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37)씨는 쇼핑몰사업을 접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지난 1일부터 KTX 수화물 운송 요금이 크게 오르면서 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 김씨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 운송 요금을 올리면 영세 사업자들은 살아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철도공사가 용역을 주고 있는 KTX 수화물 특송의 운임 요금도 큰 폭으로 올라 업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업체 측은 이달부터 물가상승 등을 이유로 특송 운임을 구간에 따라 18~40%가량 인상했다. 게다가 역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연계되는 퀵서비스 운임을 현금만 지불하도록 해 이용자들의 불만이 크다.

시장에서 어물전을 운영하는 이모(46)씨는 "KTX 특송과 퀵서비스를 함께 이용해 물건을 보내려면 퀵 서비스 운임을 지불하기 위해 매번 은행에 들러 수십만원의 현금을 찾아야 한다. 현금영수증 받기도 번거롭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퀵서비스 종사자들에게 매일 현금으로 임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현금 결제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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