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을 노리는 질환] ②비만-뱃살은 인격? 만병의 근원!

입력 2009-03-09 06:00:00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면 체지방 쌓여 성인병 유발

▲만병의 근원으로 불리는
▲만병의 근원으로 불리는 '비만', 비만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다.
▲만병의 근원으로 불리는
▲만병의 근원으로 불리는 '비만', 비만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다.
▲만병의 근원으로 불리는
▲만병의 근원으로 불리는 '비만', 비만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다.

박규호(48)씨는 배만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한때는 '인격'이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지만 당뇨에 고혈압까지 생기고 허리, 무릎까지 아프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방치해 놓을 수 없는 '적'이 된 것. 술과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도 시작해 봤지만 '작심삼일'. '20년 습관'을 쉽게 버릴 수 없었다. 박씨는 "언젠가부터 이곳저곳 아프기 시작하면서 여간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다"며 "요즘은 정말 '배'가 없는 친구, 동료를 보면 부럽다 못해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답답하기만 하다"고 하소연했다.

흔히 '나잇살'이라고 부르는 비만. 비만을 아무리 미화시키고 우겨봐도 '만병의 근원'일 뿐 결코 '인격'이 될 수 없다. 비만은 한마디로 체지방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체지방 과잉상태'다. 나이가 들면서 영양의 섭취에 비해 영양의 소비가 감소하는 현상이 만성적으로 진행되면서 복부 및 신체 여러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이다. 살이 찌고 배가 나오면 겉으로 보기에도 좋지 않고 불편할 뿐 아니라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성인병의 주요 원인이 된다. 그렇다면 이 지긋지긋한 비만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중년 비만, 왜 생기나

비만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결론적으로 음식을 통해 섭취한 열량이 운동 등 육체적인 활동을 통해 소비되는 열량보다 많을 때 남은 열량이 체내에서 지방으로 쌓이면서 발생한다. 유전적인 요인과 식생활 습관, 신체 활동량에 따라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면 살이 찌는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특히 중년의 경우 복부 비만이 심한데 남성 40세, 여성 30세 이후 각종 호르몬이 감소되고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뱃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복부비만은 내장 안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으로, 불규칙한 식사와 잦은 음주, 고칼로리 식품의 과잉 섭취 및 스트레스 등으로 몸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슐린 저항성은 복부비만 뿐 아니라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과 같은 대사증후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비만은 대사증후군에 따른 심혈관질환, 동맥경화증은 물론 관절염, 디스크, 담석증, 수면 무호흡증, 지방간, 대장·유방암, 호르몬 장애에 따른 생리불순 등의 질환을 일으키기도 해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치료 방법은 없나

아직 비만을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다. 똑같이 술을 마시고 음식을 먹어도 비만 여부에 차이가 나는 것은 사람마다 기초대사량, 즉 에너지 효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개인차와 상관없이 비만을 예방·치료하기 위해선 영양 섭취를 줄이고 꾸준히 운동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방법밖에 없다. 성공적인 비만 치료는 이상적인 체중으로 감량한 뒤 5년 이상 감소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초기의 요요현상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요요현상을 막기 위해선 1주일에 0.5~1㎏ 정도의 체중 감량 목표를 정한 뒤 느긋한 마음으로 적게 먹고 적당한 운동으로 먹은 양 이상의 열량을 소모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체중 감량의 경우 비만 치료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이다. 비만을 일으킬 수 있는 생활습관을 꾸준히 고쳐나가면서 올바른 식생활 및 운동 습관을 들여야 한다. 물론 복부비만의 경우 지방흡입술을 이용할 수 있지만 빼낼 수 있는 지방량도 많지 않은데다 관리하지 않으면 다시 채워지고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할 수는 없다.

◆나는 비만 아닌데…

비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비만이 의외로 많다. 이는 간단한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인 체질량 지수를 기준으로 비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체질량 지수가 18.5~23이면 이상적이고 18.5 미만이면 체중 미달, 23~25이면 과체중, 25 이상이면 비만, 30 이상이면 고도비만에 해당된다. 또 복부비만은 허리둘레가 중요한데 허리둘레가 남성의 경우 90㎝(35인치), 여성 80㎝(31인치) 이상인 경우 복부비만으로 진단한다. 비만 여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체중에 체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을 측정하는 것으로, 보통 체성분 분석기를 이용해 진단한다. 양말을 벗고 체성분 분석기 위에 올라선 다음 양손으로 기계의 측정부위를 잡고 있으면 1, 2분 내 체내 수분과 지방량을 측정해 체지방의 비율을 계산해 준다. 체지방률은 남성의 경우 15~18%, 여성 20~25%가 정상으로, 이 범위를 넘게 되면 비만이라 할 수 있다. 내장지방 정도를 알기 위해 의료기관에서 복부 컴퓨터 단층촬영을 하는 방법도 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이동욱 대평리내과의원 원장

#중년 비만 치료를 위한 식이요법

1. 하루 세끼를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먹는다.

2. 매번 식사 때마다 조금 부족한 듯이 먹는다.

3. 식사를 천천히 한다.

4. 매일 1.2~1.5ℓ의 물을 마신다. 특히 식사 전에 1, 2잔의 물을 마시면 포만감을 유발해 식사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5. 군것질이나 야식을 하지 않는다.

6. 식사는 일정한 시간, 지정된 장소에서 정해진 양만 먹는 게 좋다.

7. 일단 배가 부르면 음식이 남았더라도 그만 먹는다.

8. 기름지거나 고열량의 식사보다 담백하면서 저열량의 식사를 한다.

9. 자극적이거나 짠 음식은 피하고 되도록 싱겁게 먹는다.

10. 섬유질이 풍부한 식사와 함께 부족한 미네랄과 비타민을 보충하도록 한다.

#중년비만 치료를 위한 운동법

1. 최소한 하루에 30분 이상, 일주일에 3회 이상 꾸준히 운동을 한다.

2. 처음부터 무리한 계획보다는 실천할 수 있는 운동부터 시작한다.

3. 무리한 운동은 피하고 적절한 강도로 운동을 한다.

4. 운동을 함께 할 파트너를 구한다.

5.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적절히 섞어 한다.

6. 적절한 근력운동과 함께 근육 생성에 필요한 단백질 섭취도 병행한다.

7. 심혈관 질환이나 다른 질병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와 상의 후 운동을 시작한다.

8. 과도한 비만일 경우 처음엔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의해서 운동한다.

9. 운동과 함께 일상생활에서도 활동량을 늘리도록 노력한다.

10. 일상생활에서 가까운 거리는 가능한 한 걸어다니고 승강기보다 계단을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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