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 포커스] 하나은행 최남국 신용카드 본부장

입력 2009-03-09 06:00:00

"대구경북 카드 연체율 높아 지역겨제 사정 나빠져 걱정"

하나은행 최남국(51) 신용카드본부장 겸 부행장보는 신용카드 업무의 두 핵심 축인 리스크관리와 마케팅 분야를 모두 섭렵한 국내 몇 안되는 전문가다. 최 부행장이 카드 업무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삼성카드에 입사하면서다. 1991년부터 6년간 일본 동경사무소 주재원 시절은 선진국 카드 업무에 눈뜨게 된 계기가 됐다.

그후 일본의 리스크 관리제도를 국내에 가장 먼저 도입했다. 대표적인 것이 신용정보 교류 프로그램. 10만원 이상 5일간 연체자 리스트를 주요 신용카드사와 교류하는, 어찌보면 단순한 아이디어 였다. 비용도 각 카드사를 연결하는 인터넷 회선비 30만원이 고작이었다. 이 시스템은 IMF 카드 대란 때 신용카드 부실을 해소하는 단초(端初)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카드를 키우는데 일조한 최 부행장을 경쟁 업체들이 가만 놔두지 않았다. 헤드헌터가 수시로 찾아와 그를 유혹했다. 결국 2001년 회사를 떠났고 7년간 외환카드와 하나은행에 차례로 스카우트 됐다. 회사를 옮길 때 마다 억대에 달하던 연봉은 두배 이상으로 불었다. 거액의 스톡옵션도 그를 따라다녔다.

국내 카드시장은 400조원으로 국가 예산보다 130조원이나 많다. 카드 시장이 급속히 팽창한데 대해 최 부행장은 ▷외상 문화 ▷인터넷 등 발달된 금융네트워크 ▷5원도 카드 사용이 가능한 전권 승인제 ▷낮은 수수료 등을 꼽았다.

카드를 잘 활용하는 방법을 물었다. "카드 대란을 겪어 봤기 때문에 소비자 스스로가 누구보다 어떻게해야 잘 쓰는지 몸으로 익히고 있을 것"이라며 우문(愚問)이라고 했다. 다만 "주변 사람에게 돈을 빌려야 할 급한 일이 있을 때 카드를 이용하면 도움된다"고 했다.

신용카드는 사용하는 즉시 영수증이 발급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가 그대로 데이터화되는 특성이 있다. 수십년 간의 방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전략을 짜내는 것이 그의 업무다. "카드 대금 연체율은 전통적으로 호남에서 높았으나 최근엔 대구경북이 추월하고 있다"고 했다. 그만큼 지역 경제가 좋지 않다는 證左(증좌)다.

최 부행장은 경주에서 태어나 월성중, 경주고를 졸업했다. 영남대 행정학과를 전공해 박철규 기획재정부 대변인, 이완영 전 대구노동청장 등 대학 동창 공무원들이 많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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