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우리에겐 더 좋을 수도 있어요." 7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예선 2차전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이 맞붙게 될 일본의 선발 투수가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레드삭스)로 예고된 것을 두고 선동열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차라리 잘 됐다는 반응이다.
마쓰자카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에게 예선, 동메달 결정전에서 각각 홈런과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고개를 숙인 적이 있다. 당시 악몽을 잊지 않고 있는 마쓰자카는 이번 한국전에서 빚을 갚고 싶다고 이미 밝혔다.
하지만 선 감독은 "공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닌 것 같다. 직구를 던졌는데도 자꾸 역회전이 걸리는 걸 보면 투구 밸런스도 다소 흐트러진 듯 보인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때려낼 수 있을 것이다. 경기 초반에 2, 3점을 낼 가능성도 있다"며 끈질긴 승부를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 최고의 마무리 투수 후지카와 큐지(한신 타이거스)에 대해서도 "직구를 던지려는 고집이 너무 강한데 그 같은 패턴은 우리 선수들이 공략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대신 경계해야 할 투수로는 이와쿠마 히사시(라쿠텐 골든이글스)와 스기우치 도시야(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꼽았다. 특히 이와쿠마는 지난해 다승왕(21승)에 오른 특급 투수. 선 감독은 "제구가 좋고 포크볼 등 변화구가 일품인 투수다. 상대하기 까다로운 유형인데 그가 먼저 나오지 않아 우리로선 더 좋다"고 덧붙였다.
마쓰자카의 선발 맞상대는 '일본 킬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김광현(SK). 베이징올림픽 예선과 본선에서 일본을 상대로 마운드에 올라 각각 5와 1/3이닝 1실점, 8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김광현은 베이징올림픽 때 안타 3개를 내준 아오키 노리치카(야쿠르트 스왈로스)에게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빠른 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일본을 농락했던 김광현은 이번에 스즈키 이치로, 조지마 겐지(이상 시애틀 매리너스), 후쿠도메 코스케(시카고 컵스) 등 메이저리거들을 상대한다. 5일 일본이 중국을 4대0으로 눌렀으나 이치로가 5타수 무안타에 그친 것을 비롯해 메이저리거들이 안타를 하나도 때려내지 못한 것은 김광현의 어깨를 보다 가볍게 한다.
반면 한국은 6일 투·타에서 안정감을 과시하며 대만을 9대0으로 대파, 자신감을 충전했다. 선발 류현진을 비롯해 투수진이 무실점으로 상대를 봉쇄하는 사이 1회말 김태균이 2타점 적시타를 친 데 이어 이진영이 우월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고 6회에는 정근우가 2점 아치를 그리는 등 장단 10안타로 대만 마운드를 두들겼다.
자존심을 걸고 겨루는 이번 대결에선 일본의 부담이 더 크다. 한 수 위 실력이라 말하지만 최근 잇따라 한국에 고배를 마신 데다 팀 컨디션을 고려하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역대 일본전 성적(프로 선수 참가 기준)도 13승11패로 한국이 근소한 우위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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