占집 성노예 여성, 경찰관도 무서워해

입력 2009-03-06 09:56:00

무속인 K씨 일가족에게 10억원대의 화대를 갈취당한 A(27·여)씨가 정상 생활로 복귀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 같다. 지금도 누군가 다가가면 위협을 느낄 정도로 불안해하는 등 피해 의식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 6년동안 감금과 학대, 성매매 강요 당해 지속적인 치료는 물론 사회복귀를 위한 자활도 병행해야 한다.

A씨는 현재 한 복지단체로부터 의료 및 법률지원을 받고 있다. K씨 일가족이 찾아올 것에 대비해 장소는 비밀에 부친 상태다. A씨는 오랜 기간 동안 학대로 입은 정신적·육체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정신과 치료와 전문가 상담 등을 병행하고 있다. 아울러 이 단체의 도움으로 K씨 일가족에 대한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A씨는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극도의 무력감과 심각한 불면증, 우울증 등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경찰은 "A씨가 조사과정에서 남성 경찰관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조차 꺼렸다"고 전했다. A씨를 돕고 있는 단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늘 당해왔기 때문에 누가 언제 자신을 해칠지 모른다는 피해의식과 누구도 믿지 못하는 불신감이 강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A씨가 전형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했다. 누군가 위해를 가할 것이라는 피해망상과 성에 대한 피해의식이 남성에 대한 기피와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가톨릭대 백용매 심리학과 교수는 "잡혀갈 위험을 느끼지 않는 안전한 공간에서 심리적인 지지를 받으며 1년 이상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무력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지로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을 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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