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에 이어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여온 대구 오리온스가 또다시 시즌 중 사령탑을 잃었다. 프로농구 현역 감독 가운데 가장 젊은 김상식(41) 감독이 데뷔 시즌을 채 마치지 못한 채 자진 사퇴함에 따라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워진 오리온스는 더욱 혼란에 빠졌다.
2일 현재 오리온스는 16승29패로 9위에 올라 있다. 이번 시즌이 9경기밖에 남지 않았지만 공동 5위 서울 삼성, 안양 KT&G와는 9경기 차가 나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이 물 건너간 상태. 꼴찌인 부산 KTF(10승36패)에 6.5경기 차로 앞서 있어 9위 유지는 가능할지 몰라도 8위 서울 SK에도 5경기 차로 뒤져 있어 이대로 시즌을 접어야 할 상황이다.
전술을 다듬고 선수 기용을 다양화하는 등 다음 시즌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지만 지난 주말 김 감독이 스스로 물러나면서 지휘 체계의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상식 감독이 사의를 표명해 곤혹스럽다. 팀이 부진해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전한 오리온스는 정재훈 코치를 임시 사령탑으로 삼아 4일 KT&G와의 대구 홈경기에 나설 계획이다.
2003년 SBS(현 KT&G)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한 김 감독은 SBS 코치로 지도자 수업을 받다 2006년 12월 김동광 감독(현 KBL 경기이사)이 경질되면서 감독 대행을 맡았고, 2007년에는 오리온스 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그해 12월에는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이충희 감독을 대신해 또 다시 감독 대행이 됐다. 이듬해 6월에는 오리온스와 정식 감독 계약을 맺었다.
오리온스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김 감독은 경질설에 시달려왔다. 팀 전력의 핵인 김승현과 외국인 선수가 부상 등으로 제 컨디션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웠던 탓이 컸지만 전술 운용이 단조롭다는 비판도 받았다. 2월28일 SK와의 홈경기에서 SK의 주포 방성윤과 테런스 섀넌이 모두 빠졌음에도 67대80으로 완패하면서 더욱 곤경에 빠졌고 결국 지휘봉을 놓게 됐다.
빠른 농구를 바탕으로 인기 몰이를 해왔지만 2시즌 연속 하위권에 머물게 된 오리온스가 다음 시즌에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시즌 후 코칭스태프 뿐 아니라 선수 구성도 다시 하는 등 새로운 판을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구단 프런트가 선수 구성과 기용 등 경기 운영에 미치는 입김이 너무 크다는 농구계 일부의 지적도 겸허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팀 재건에 성공하려면 모두 변해야 한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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