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시행 예정 '학습진단 평가'란?

입력 2009-03-03 06:00:00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 오류로 인해 전국적인 평가 결과 재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31일쯤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교과학습 진단평가가 실시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평가를 당초 10일 치를 예정이었으나 학업성취도 성적 재조사에 따른 교육현장의 업무 부담을 우려해 시기를 미뤘다. 교과부는 각 시도교육청에서 선정한 표집 학교(전체의 0.5%)에서는 31일, 나머지 학교에서는 시도교육청별로 자율적으로 날짜를 정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단평가의 경우 학년별 출제문항이 같기 때문에 현실적으론 전국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 대구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손병조 장학관은 "같은 문항으로 시험을 보기 때문에 표집과 비표집, 시도별로 따로 평가를 진행할 수 없다"며 "다른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31일쯤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시험은 어떤 목적으로 실시하고 어떤 방식으로 평가가 이뤄질까?

◆초4~중3 대상 전년도 배운 내용 평가

교과학습 진단평가는 학년 초에 학생이 전년도에 학교에서 배운 내용 가운데 어떤 교과, 어떤 영역의 학력이 부족한지를 파악하기 위한 시험이다. 지난해 10월 치렀고 최근 결과를 발표한 학업성취도 평가와는 성격이 다르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생의 학업성취 수준을 측정해 기초 학력수준에 미달한 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또 성취도 평가는 '국가'(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지만 진단평가는 각 시도교육청이 번갈아가며 시행한다. 올해 시험의 경우 부산시교육청이 주관해 출제한다.

평가 과목은 국어·사회·수학·과학·영어 등 5개 과목이며 진단평가의 평가 대상 학년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이다. 학업성취도 평가의 경우 평가 결과가 학생에게는 '우수' '보통' '기초' '기초미달' 등 4개 등급으로 제공된다. 또 180개 지역교육청(초·중학교) 및 16개 시도교육청(고교)별로도 결과가 공개됐으나 진단평가는 지역별로 공개되지 않는다. 학생에게 제공되는 성적도 '도달' '미도달' 등 2개 등급으로만 표시된다.

◆학교서 채점하고 학교서 결과 활용

진단평가는 목적 자체가 말 그대로 학생의 학습상태를 '진단'해 학교가 자체적으로 이를 학생지도와 수업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또 성적 결과가 외부로 공개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험 관리나 채점 등은 모두 시도교육청의 감독 아래 개별 학교들이 맡게 된다. 전수시행 방식이 아닌 시도교육청 자율로 치러진다는 점도 학업성취도 평가와 다르다. 하지만 대구를 포함한 대부분 시도교육청이 시험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노조와 일부 학부모단체들은 진단평가도 '일제고사'라며, 지난 10월 실시된 학업성취도 평가 때와 마찬가지로 시험일에 체험학습을 떠나는 등의 시험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이삼선 장학사는 "진단평가는 1년 동안 학생을 잘 가르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학기 초에 학생의 필수 학습요소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시험"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일제고사' 일정

10월 13일에는 전국의 초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기초학력 진단평가가 실시될 예정이다. 같은 날 초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학업성취도 평가가 치러진다. 이어서 12월 23일에는 전국 시도교육청 주관으로 중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학력평가가 계획돼 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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