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는 가격을 가지고 있다. 경제학에서 시장은 남대문시장, 서문시장, 청과물시장과 같이 수요자와 공급자들이 직접 만나 거래하는 특정한 장소뿐 아니라, 상품에 대한 수요와 공급 정보가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교환돼 그 상품이 매매되는 추상적인 장소까지 포함한다. 그렇다면 시장가격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최근 우리나라 경제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환율을 생각하며 이 환율을 결정하는 외환시장을 생각해 보면서 시장가격이 주는 의미를 살펴보자.
경제학에서는 왜 시장에서 수요자와 공급자 간에 자발적으로 거래되는 시장가격을 강조하는 것일까. 첫째는 시장가격은 생산과 소비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신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휴대폰 가격이 50만원이라면 그 가격으로 생산자(공급자)들은 휴대폰을 몇 개나 만들어 팔 것인가를, 소비자는 휴대폰을 살 것인가 아니면 사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한다. 생산자 입장에서 휴대폰 하나에 50만원이 적정한 이윤이라 생각하면 계속 생산할 것이고, 소비자들도 이 가격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면 구매를 할 것이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면 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시장가격은 공급자와 수요자가 생산이나 소비활동을 하는 데 있어 유용한 신호를 주는 것이다.
둘째, 시장가격은 자율적인 자원의 배분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한 개에 5천원 하는 제품이 있다고 할 때, 5천원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제품을 구입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5천원이라는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해당 제품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만이 그 제품을 구입할 것이다. 누가 인위적으로 어떤 상품을 얼마나 만들어야 하는지 시키지 않아도 잘 팔리는 제품의 생산에 자원이나 인력 등 생산요소의 투입이 몰리고,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은 이와 반대가 된다. 이처럼 시장가격은 인위적인 간섭이나 개입이 없어도 제한된 자원이나 상품을 자연스럽게 배분해주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셋째, 시장가격은 시장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시장가격은 제품에 대한 시장상황을 경제주체들에게 알려줘 수요자와 공급자들의 합리적인 경제활동을 하도록 해준다. 시장에 제품이 넘치거나 소비자가 지나치게 많은 것을 알려주기 때문에 이에 적절하게 대처할 경우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가 있다. 즉, 수요자의 경우 제품의 가격이 하락할 것 같으면 제품 구입 시기를 늦추고, 제품 가격이 상승할 것 같으면 미리 구입하는 등 합리적인 경제생활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전달해 준다.
넷째, 시장가격에 의한 자발적 거래는 수요자와 공급자는 물론, 국민경제 전체에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시장논리는 냉혹하다고 한다. 시장에서 조화나 협력보다는 경쟁이나 이해관계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제품을 판매하려고 하는 공급자 간의 경쟁관계와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자 간의 경쟁관계가 서로 대립한다. 하지만 이 두 힘은 서로가 가장 바람직한 거래를 위해 상호 충돌하기도 하고 경쟁하기도 하면서 서로의 이익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그 결과가 국민경제 전체로 봤을 때 발전적 조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정상만(대구은행 성서공단영업부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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