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현의 보석이야기] 봄 트렌드 '희망의 빛 노랑'

입력 2009-02-28 06:00:00

긴 겨울을 지나 따뜻한 봄이 오면, 괜한 설렘을 느끼며 패션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보게 된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 2009년 봄의 유행 컬러는 어떤 색일까? 전 세계가 불경기를 피부로 느끼는 어두운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구를 반영한 듯 낙천적인 노란색이 거리를 휩쓸고 있다. 올해 남녀 정장 모두를 아우르는 컬러인 노란색은 형광빛이 도는 노랑, 커피 베이지 톤의 노랑, 브라운과 골드 느낌이 살아있는 노랑 등으로 다양하게 연출되고 있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도 대통령 취임식에 금빛이 도는 연노랑 원피스를 입고 등장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국모만이 황금빛 한복을 입을 수 있었다는데 재미있는 우연의 일치가 아닌가? 올봄 여성패션의 트렌드는 고급스러우면서도 현실성을 갖춰 절충된 스타일로 변화한다. 몸매 라인을 드러내는 아워글래스 실루엣이 특징이다. 아워글래스 실루엣은 큰 소매, 가는 허리, 플레어 스커트로 이루어지는데 젊은 감성의 관능미가 부각된 패션이다. 전반적으로 '기분을 좋게 하는 요소'(fell-good factor)가 키워드가 되고 있다.

요즘 드라마가 패션 트렌드를 민감하게 자극을 하는데,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 인기에 힘입어 상큼한 분위기의 '프레피 룩'(교복스타일)도 급부상하고 있다. SBS 드라마 '아내의 유혹', KBS 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번'과 같은 중년이 주인공인 드라마에선 주얼리들의 트렌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년으로 갈수록 패션은 심플하게 하고 주얼리로 포인트를 주는 코디가 품위 있는 이미지로 연출하기에 좋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길고 크지 않은 크기(지름 5~6㎜)의 진주 비드가 강력한 유행 아이템이다. 패션과 함께 주얼리에도 레이어드 바람이 불어 진주 비드도 두줄 혹은 세줄 겹쳐 연출하여 우아함을 강조할 수 있는데 선택 포인트는 진주 비드가 너무 두껍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진주 비드가 두꺼우면 무게 자체도 무겁게 느껴지며 투박한 느낌이 나서 바람직하지 않다.

보석 계통의 비드가 너무 클래식하게 느껴진다면 금속체인으로 된 긴 목걸이도 대세이다. 이때 금속 체인의 굵기는 가늘고 투박하지 않은 섬세한 느낌이 트렌드이다. 가는 긴 줄에 큰 펜던트를 착용하는 스타일도 멋스럽다. 또한 귀걸이도 섬세한 체인들이 여러 줄 겹쳐서 흔들리는 스타일이, 팔찌도 두껍게 한줄로 된 스타일이나 뱅글(원통 모양의 팔찌) 스타일보다는 섬세한 체인이 여러 줄 겹친 스타일이 눈에 띈다. 가볍지만 풍성한 느낌이 나며 규칙적인 디자인들보다는 크기와 스톤의 변화도 다양한 디자인들이 전반적인 흐름이므로 올봄 주얼리를 선택할 때는 그런 부분에 포인트를 두는 게 좋겠다.

패션에서 옐로 컬러가 대세이므로 주얼리에 있어서도 노란색 호박, 황수정, 옐로 토파즈 혹은 옐로 사파이어 등이 올봄 주얼리 트렌드의 중심에 있다. 호박에는 금파라고 불리는 투명호박과 밀화라 불리는 불투명 호박이 있는데 아주 연한 노란색부터 짙은 초콜릿색까지 다양한 컬러가 있어 여러 컬러의 호박이 섞여서 더 멋스러움을 연출할 수 있다. 밀화는 앤티크 느낌이 나서 색다른 매력이 있다. 수정 중에서는 자수정이 일반적이나 올해는 유행 컬러인 황수정의 인기가 예상된다. 토파즈 중에서는 옐로 토파즈가 가장 고가인데 노란색에서 짙은 황금빛을 띠는 아주 우아한 보석이다. 특히 진주 비드 외에도 호박 비드나 황수정 비드 등도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면서도 화려한 느낌보다는 멋스러움을 더할 수 있겠다. 패션 자체를 트렌드 컬러로 연출할 수도 있겠지만 주얼리 컬러로 포인트를 준다면 더욱 세련된 느낌으로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겠다. 경기 침체의 어두운 사회 분위기에 희망의 색 노란색은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화사하게 해줄 듯하다.

최우현(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금속장신구 디자인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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