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투수인 루넬비스 에르난데스(30)와 프란시스코 크루세타(27)가 마운드의 약점이던 선발 투수진의 공백을 메꿔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선수단 중에서 가장 떠들썩한 선수 중 하나다. 붙임성이 좋고 쾌활한 성격 덕분에 금세 선수들과 친해졌다. 김재하 삼성 단장을 만났을 때는 먼저 달려 나와 서툰 우리말로 "단장~님, 단장~님, 안뇽하세여"라며 껴안는 등 법석을 떨며 인사를 건넸다. 다른 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외국인 선수들의 가장 큰 어려움인데 이미 에르난데스에겐 남의 일 같다.
그의 곱슬곱슬한 머리 모양은 지난 시즌 삼성의 '웃음 보따리' 박석민이 선보였던 '아줌마 파마(일명 브로콜리 머리)'와 비슷하다. 자신도 이를 잘 안다. 며칠 전에도 박석민의 등 뒤에다 대고 "헤이, 브로콜리"라고 부르다 큰 목소리 탓에 주위에서 모두 자신을 쳐다보자 이내 "아임 브로콜리 투!"라고 외치며 웃어댔다. 이름을 줄여 '난데스'라 즐겨 부르는 코칭 스태프와의 관계도 좋다.
남은 문제는 실력. 한데 26일 일본 오키나와 차탄구장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곤즈와의 연습 경기에선 4이닝 동안 8피안타 2볼넷 3삼진 6실점(5자책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충분히 통할 만하다는 것이 에르난데스의 투구를 지켜본 이들의 반응. 이날 제구가 잘 되지 않아 집중타를 맞았지만 시속 140㎞대 중반의 직구와 체인지업 등은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대화 수석 코치는 "구위는 괜찮다. 제구가 불안했지만 투수가 항상 좋을 수는 없다"면서 "다만 장딴지 쪽 통증 때문에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달리기 훈련이 적었던 것이 아쉽다. 아직 몸이 다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시즌 개막 때면 기대만큼 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밝혔다.
키 190㎝에 가까운 큰 체격에도 불구하고 크루세타는 있는 듯 없는 듯하다. 에르난데스와 달리 다소 내성적인 성격 탓. 하지만 팀에 녹아드는 데는 별 문제가 없다. 같은 도미니카 출신에다 그곳 윈터리그에서 함께 뛴 적도 있는 '발랄한' 에르난데스가 있어 더 편하다. 선동열 감독 역시 "원래 투수들은 그런 유형이 많다"며 별 걱정을 않는다.
크루세타는 18일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전에서 3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한 데 이어 24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의 경기에서 4이닝 동안 1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속 140㎞대 후반의 빠른 공은 묵직하게 포수 미트를 파고들었고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는 힘에서 밀렸다. 커브의 낙차도 커서 상대를 혼란에 빠트렸다.
물론 정규 시즌에서 던져보기 전까지 이들의 성공 여부는 장담하기 힘들다. "둘 다 괜찮다. 크루세타는 공 끝이 좋고 위기 관리 능력도 기대 이상이다"라고 말한 선 감독도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법"이라며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불의의 부상 등 뜻하지 않은 변수만 없다면 현재 상태로 볼 때 이들의 성공 가능성은 절반 이상이라 봐도 좋을 듯하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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