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임금 감소에 결혼·아이도 "NO"

입력 2009-02-26 09:07:19

경기침체 여파로 지난해 혼인이 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쌍춘년(2006년)과 황금돼지해(2007년) 효과로 2년 연속 증가했던 출생아 수와 합계 출산율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월간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혼인 건수는 32만9천600건으로 전년도보다 4.6% 감소한 1만6천건이었다. 이 감소폭은 2000년(-7.9%) 이후 최대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가 젊은층의 혼인 감소에 영향을 줬다. 실제 혼인 건수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인 지난해 10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6.5% 감소한 데 이어 11월(-19.6%) 12월(-3.3%)에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08년 출생통계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도 46만6천명으로 2007년보다 2만7천명(5.5%) 감소했다. 2006년과 2007년 2년 연속 이어 왔던 증가세가 멈추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1.19명으로 2007년보다 0.06명 감소했다. 합계 출산율이 가장 낮았던 2005년(1.08명)보다는 높은 수치지만,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다. 200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보다 합계 출산율이 낮은 나라는 홍콩(1.02명)과 대만(1.10)뿐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출산율이 1명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경제성장률이 5%일 경우 출산율은 1.38명, 3%일때 1.3명, 1%일 때 0.85명으로 추정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출산율 1.0명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출산이 사회경제적으로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크다. 국내의 생산가능인구(25∼64세)는 2016년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30, 40대 인구는 이미 2006년 이후 줄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면 노인부양부담이 크게 늘어나 가계는 물론 국가의 재정부담이 커진다. 2005년에는 생산가능인구 7.9명당 노인 1명을 부양했지만 2020년에는 4.6명당 1명, 2050년엔 1.4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당시 급락한 출산율이 10년째 유지되고 있다"며 "거듭된 경제위기로 젊은층 사이에서 아예 결혼을 하지 않거나 자녀를 적게 낳겠다는 가치관이 고착화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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