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녀석이 고민을 말한다. 내용인즉 절친한 친구 두 명이 실장 선거에 나가는데 서로 선거캠프 참모로 도와 달라는데 누구를 도와야 하는지에 대해서다. 고교 학급 간부의 경우 대학 입학 시험 때 가산점이 주어지면서 나름대로 경쟁이 치열한 모양이다. 아들이 익살을 떨며 자신은 성적이 미달, 출마를 못하는데 나가기만 하면 당선이라며 기세가 당당하다.
아들의 말을 들어보니 고교 학급 간부를 선출하는 일이지만 정치의 축소판처럼 어른들의 세상과 닮은 점이 많다. 다른 반에 있는 어떤 친구는 학교에서 손꼽히는 우등생인데 교우관계가 원만치 않아 선거운동 도중에 악수를 청하면 "저 친구는 중'고교 6년을 다녔는데 한 번도 아는 척도 안 하더니 실장 선거에 나온다고 아는 척하네! 평소에는 공부 잘 한다고 뻐기더니 이젠 고개 숙이네!"라며 빈정거림을 당하는 아이도 있단다.
6년 전 어린 까까머리 중학생이 대학 입시에 필요해 반장 선거에 출마할 줄 누가 알았으며, 친구들에게 머리 조아리며 한 표 부탁하게 될 줄 어찌 알았으랴.
미국의 카네기 공대 졸업생 중 성공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성공 비결을 조사한 보고가 생각이 난다. "성공비결 중 전문 지식이나 기술은 15%밖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나머지 85%는 좋은 인간관계에 있었다." 라는 결론과 함께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세 가지 방문을 잘 하는 생활습관을 발표하였다. 바로 '입의 방문'과 '손의 방문', 그리고 '발의 방문'이다.
'입의 방문'은 칭찬을 해서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해 용기를 주는 것이다. 성경에도 입으로 들어가는 것은 더러운 것이 없으나 입으로 나오는 것이 추악할 때가 많다고 했다. 칭찬'격려'위로가 담긴 말이 아니라 사실이 아닌 말, 남을 업신여기는 말, 날카로운 말이 나와 남에게 상처주고 자신도 상처를 입는 일이 많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고 남을 살리기도 하고 심지어 죽음으로 내몰 수도 있다. 참으로 자제력과 감정이 잘 관리된 말의 방문이 필요한 때다.
'손의 방문'은 편지를 써서 진솔한 사랑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다. 휴대폰 문자, 인터넷 메일 등 디지털 시대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손의 방문을 실천할 수 있다. 우울하고 짜증나는 일상 속에 누군가로부터 받은 짧은 문자 한마디, 예쁜 이모티콘 하나로 어떤 청량제보다 절실하게 위로받은 경험이 여러 번 있다.
'발의 방문'은 상대가 병들었거나 어려움에 처했을 때 찾아가는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우리의 조그만 발걸음으로 큰 위로와 용기를 얻게 되는 사람을 쉽게 발견 할 수 있다. 관심과 베품을 나 자신, 우리가족에게만 국한하지 말고 사랑의 안목을 높여 베품의 반경을 조금만 더 넓혀 볼 일이다. 칭찬은 할수록 커지고, 편지는 쓸수록 감동을 주며, 어려운 사람은 찾아 갈수록 친근해지는 것 같다. 그 친구가 까까머리 중학생 때 공부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고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지혜와 명철을 가졌더라면 실장 선거에서 이다지 힘들어 하진 않았을 텐데….
053)253-0707, www.gounm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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