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자 읽기] 조용헌의 명문가

입력 2009-02-25 06:00:00

조용헌 글·백종하 사진/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저자가 '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를 써 화제를 모은 후 7년 만에 펴낸 후속작. 전작이 조선 500년과 근세를 관통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발휘했던 대한민국 명문가들의 구성 요소와 원칙에 비중을 두었다면 이번 책은 명문가 사람들이 보여주었던 행동 양식과 극적인 역사를 주로 담고 있다.

저자는 우리나라 명문가들의 덕행은 권력의 유무와 상관없이 실천되었다는 점을 살핀다. 권력을 가진 자는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힘썼고 권력이 약한 자는 향토 공동체의 안위와 내실을 기하는 데 기여한 내용을 다루면서 풍부한 인문학적 정보와 기록되지 못한 역사를 발굴한다는 의미도 담았다.

도덕적 카리스마로 마음을 얻은 충청도 논산의 명재 윤증 집안, 천문과 지리의 이치를 빌어 인재를 낳은 경주 양동마을 경주 손씨 집안,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으로 평가되는 우당 이회영 집안, 수백년 내력의 가풍으로 인재들을 배출해 낸 인동 장씨의 수재 집안 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역사의 위기 때마다 강한 의지와 도덕성으로 등불이 되었던 명문가들의 흔적을 추적하면서 극심한 '분열'로 혼란스러운 이 시대의 희망을 탐색한다. 353쪽, 1만6천원.

김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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