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년 차 정권이 가장 시급한 건 신뢰 확장

입력 2009-02-24 10:49:21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내일로 1년이다. 여론조사기관들이 일제히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32~34%에 걸쳐 있다. 지난해 인사 난맥과 촛불 정국으로 20%대를 헤매던 데 비하면 상당히 오른 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가지도자에 대한 절대적 지지가 필요한 시점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갑갑한 상황을 벗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경제 대통령'을 표방했고 국민 또한 그에 대한 기대감에서 표를 찍었다. 취임 1주년을 맞으면서 대통령이 무엇보다 보고해야할 것은 경제 살리기 치적이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7'4'7 공약이 국민에게 제시한 목표를 향해 얼마큼 와 있다라는 중간 성적을 자랑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 반대에 처해 있다. 세계 금융위기 앞에 어느 나라도 온전하지 못한 상황을 모르지 않는 국민이지만 여론조사에서 열에 여덟은 실망에 차 있다. 국민 인식이 이렇다면 이게 곧 이 대통령의 경제 성적표인 것이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 주변에서는 '경제위기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험악한 경제위기 속에서도 30%대 지지율로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고 자기합리화하며 그렇게 보는지 모르겠다. 그러잖아도 집권 2년 차는 자기확신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시기이다. 집권한 지 1년쯤 지나면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독선에 파묻혀 판단을 그르친 게 역대 대통령들이다.

대통령은 민심과 밀착한 지도력일 때라야 성공한다. 위기 때일수록 더더욱 국민의 지지를 모으는 리더십이 절실한 법이다. 지난 1년의 시행착오를 겸허하게 반성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발걸음이 가볍고 또 힘을 받는다. 이 정부의 성공이 달려 있는 2년 차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신뢰 확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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