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수환 추기경의 추모공원 조성을 둘러싼 논란이 분분하다. 군위군은 지난주 김 추기경이 어린 시절 8년 동안 살았던 군위읍 용대리 옛집 주변 30만여㎡에 기념관과 동상, 추모비 등이 들어서는 추모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모공원에 대해 일각에서는 평생 소박하게 산 김 추기경의 삶과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일견 일리 있는 말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반대는 거대한 기념비나 웅장한 기념관 같은 외형적 규모에만 치중된 부정적 인식에서 기인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김 추기경이 남긴 삶의 흔적과 고귀한 정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추모공원 조성에는 상당수 사람이 공감할 것으로 본다.
김 추기경이 대구경북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는 점에서도 추모공원 조성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많다. 대구 남산동에서 태어난 김 추기경은 선산, 군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대구 성유스티노신학교를 다녔다. 대구 계산동 대구대교구 주교좌 성당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안동 본당 주임신부, 김천성당(현 황금성당) 주임신부 겸 성의학교 교장을 지내는 등 인생 전반기를 이 지역에서 보냈다. 군위군 옛집 등에 추모객이 줄을 이은 것도 지역민들의 김 추기경에 대한 애틋한 애도의 마음 때문이다.
천주교에서는 김 추기경의 이름을 붙인 큰 건물 건립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김 추기경 추모공원 조성은 나름의 근거를 확보하고 있다. 군이 예상하고 있는 사업비 300억 원 대부분도 진입로 포장 등 기반 사업에 들어간다고 한다. 김 추기경의 검소했던 삶의 의미가 왜곡되지 않는 범위 내라면 추모공원 조성은 반대보다는 환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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