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승민·김진웅 등 '흘러간(?) 삼성 투수들' 재활 안간힘

입력 2009-02-23 08:25:05

▲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재활에 힘을 쏟고 있는 김진웅, 지승민, 구자운(사진 위로부터). 삼성 라이온즈 제공
▲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재활에 힘을 쏟고 있는 김진웅, 지승민, 구자운(사진 위로부터). 삼성 라이온즈 제공

일본 오키나와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불펜의 두터움을 더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지승민, 권오준, 김진웅 등 재기를 꿈꾸는 투수들이 제몫을 해낸다면 불펜이 두터워져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철옹성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지난 시즌에는 앞선 상황에서 등판하는 투수가 확실히 정해져 있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된 정현욱, 안지만은 리드를 지키는 필승 계투조였다. 하지만 2, 3점 뒤진 경기 후반에 2~3이닝을 버티면서 역전 기회를 노릴 수 있게 해주는 투수가 아쉬웠던 것은 사실.

올 시즌 부상을 딛고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재기를 노리는 선수들이 삼성 불펜을 두텁게 만들어줄 후보다. 군 복무를 마친 뒤 불의의 사고로 지난해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좌완 지승민, 불펜의 핵으로 활약했으나 지난 시즌 도중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권오준, 한 때 삼성의 에이스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았던 김진웅,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구자운 등이 그들이다.

지승민은 공익근무 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다한 뒤 복귀를 노렸으나 2007년 가을 교통사고로 왼쪽 어깨 인대가 파열되는 불운을 겪었다. 지난해를 통째로 거른 지승민은 힘든 재활 훈련을 이겨내고 올 시즌을 벼른다. 아직 좀 더 다듬어야 하지만 일본 오키나와에서 연습 경기에 꾸준히 나설 정도로 회복한 단계다.

선동열 감독은 "지승민은 타자와 싸움을 할 줄 안다. 연습 투구 때 보면 구위가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경기 운영을 잘하기 때문에 시즌 때도 불펜에서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신인 좌완 투수 박민규가 1군 무대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제5선발 투수 후보인 차우찬, 조진호도 불펜 기용을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오키나와 전지훈련 도중 귀국한 권오준과 김진웅의 상태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았으나 올 6월 복귀설이 나올 정도로 회복이 빨랐던 '특급 잠수함' 권오준은 다시 숨을 고르고 있는 중이다. 30m 캐치볼을 하는 단계까지 왔으나 수술 부위에 통증이 오는 바람에 국내에 복귀, 휴식을 취하고 있는 상태다.

김진웅은 공익근무요원 생활 동안 몸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스모 선수'가 됐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불었던 몸무게를 줄이고 재활 훈련에 매달려왔다. 1월에는 제5선발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으나 고질적인 무릎 통증에 발목이 잡혔다.

어깨수술 후 지난해 초 두산에서 삼성으로 둥지를 옮긴 구자운도 최근 하프피칭을 시작했다. 시즌 중반 이후 1군 복귀가 예상되며 스윙맨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선 감독은 "팔꿈치 수술 후에는 재활 훈련을 하면서 찾아오는 통증을 이겨내야 한다. 권오준의 경우 충실히 재활을 해왔기 때문에 8, 9월 정도에 등판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진웅은 힘든 고비를 이겨내는 의지력이 관건이다. 어깨 수술을 받은 구자운은 후반기 등판을 바라본다"고 내다봤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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