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한 아내를 응급이송 해주신 분을 찾습니다

입력 2009-02-21 06:00:00

내 아내는 중증 암 환자입니다. 수술한 지 만 2년이 채 안 됐지만 품성이 부지런한지라 잠시도 쉬는 일이 없습니다. 수술하고 보름이 되어 퇴원하였지만 집에 와서는 묵혀 놓은 집안 일들을 죄다 하는 깔끔 덩어리, 못 말리는 고집쟁이입니다. 1차 항암 치료와 동위원소 방사선 치료를 거뜬히 참아 내며 자식과 남편을 위해 강한 의욕을 보이는 참한 아내입니다.

의지력과 곧은 성품이 남다른지라 그날도 난 예전처럼 별 생각 없이 똑같은 일상생활을 했습니다. 풀린 날씨에 운동하기 딱 좋아 저녁을 먹고 걷기 운동에 나섰고 아내가 위급하다는 문자 소리는 두꺼운 외투 속에 있어 듣지 못했습니다. 한 시간 이상 운동을 하고 가게로 돌아왔을 때 이미 시장이 발칵 뒤집어진 뒤였습니다. 아내가 갑자기 쓰려져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겁니다. 119 응급차도 오기 전 너무 위급한 나머지 상인들이 내 차로 오인하고 무조건 지나는 차를 세워 아내를 싣고 병원으로 내달렸다고 합니다. 태우고 나서야 내가 아니라는 걸 알고 당황하였지만 자상하고 소탈한 차주는 아내를 응급실까지 옮겨 주고는 그냥 가셨다고 합니다.

워낙 위급했던지라 아무도 그분의 차량번호와 인상착의는 잘 기억하지 못하였고 이제야 정신이 들어 고마운 그분을 찾고 싶습니다. 1월 17일 7시 30분에서 40분 사이 달서구 와룡 시장 입구에서 혜성 병원으로 아내를 아송해 주셨던 갤로퍼 차주님 꼭 연락 주십시오. 다행히도 큰 고비 넘기고 지금 아내는 회복 단계입니다. 꼭 한번 뵙고 따뜻한 차 한 잔이라도 나누고 싶습니다. 와룡 시장 번영회로 연락 부탁 드립니다.

서정수(대구 달서구 신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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