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정의 별의 별이야기]'꽃보다 남자' 윤지후 역 김현중

입력 2009-02-19 14:20:03

드라마 속의 환한 모습과 달리, 현실 속 김현중(23)은 참 피곤해 보였다. 잠을 못 자 머리가 아프다며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KBS 2TV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윤지후'와 참 달랐다.

2005년 SS501로 데뷔해 줄곧 가수 생활을 해 온 김현중에게 생방송처럼 진행되는 한국의 드라마 촬영 현실은 꽤 적응하기 힘든 모양이었다. 연기자로 변신한 소감을 묻는 말에 김현중은 "잠도 못자고 매일 밤을 새워야 해서 힘들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12월 초에 진행된 마카오 로케이션 촬영 때에는 촬영 중 실신을 하기까지 했다는 그다. 거기에다 김현중은 첫 연기라는 부담까지 안고 있다. 스트레스가 많을 법도 하다.

"한국 배우들 참 강인해요. 쉬지도 못하고 힘든 촬영이 이어지는데도 다들 몰입을 하고 연기를 한단 말이죠."

김현중의 고통스러운 하루하루와 달리 시청자들은 '꽃보다 남자'를 보면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김현중에 대한 평가도 좋다. 첫 연기임에도 예상외의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시청자들의 의견이다.

"대본을 100번은 읽는 것 같아요. 몰입해서 읽다보면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 지 조금 알 것 같아요."

김현중은 여느 아이돌 그룹 멤버와 달리 평소 연기자 변신에 대한 꿈을 밝힌 적이 없었다. 그냥 음악 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데 이 드라마 제작진은 4차원 매력의 '윤지후' 역할을 맡을 사람은 김현중밖에 없다는 판단에 그에게 출연을 제안 했고 김현중은 결국 몇 번의 고사 끝에 드라마에 합류했다.

"사실 연기를 그렇게 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런데 막상 하고 나선 '시작한 건데 못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오기가 생겼죠. 연기도 해 보니까 매력이 있는 장르에요. 예능프로그램보다 더 할 만해요. 앞으로는 연기도 하고 싶어요. 그런데 많이는 하고 싶지 않아요. 1년 반에 한 작품 정도! 너무 힘들어서요."

그가 드라마에서 맡은 '윤지후'는 '꽃보다 남자' 원작 만화에서 '루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던 캐릭터다. 말수는 없지만 따뜻하고 굳이 멋있으려고 노력하지 않지만 매력이 풍겨나는 인물이다. 대만판 '꽃보다 남자'인 드라마 '유성화원'에서는 저우위민(주유민)이 연기했고 일본판인 '하나요리 당고'에서는 오구리순이 이 배역을 맡았다. 김현중에게는 3국의 '루이'들과 비교가 되는 부담도 있었다.

"다른 나라 '루이'에 비해 카리스마 있게 배역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원작 드라마에서는 '루이'가 더 소극적으로 나오는데 전 부드러움 속에 강인함을 표현하려고 노력 중이죠."

드라마 속 '윤지후'와 달리 김현중은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다. 연예인이 된 후에도 어릴 적 만났던 친구들과 어울리며 동네 어귀에서 술 한 잔 하는 것을 좋아한다. 말수가 적고 낯가림이 심해 기자들에게는 인터뷰하기 힘든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단 마음을 열고 얘기를 하기 시작하면 엉뚱하고 웃긴 면이 많다. 연예인답지 않게 '~한 척' 자신을 포장하지 못하는 것도 김현중의 매력이다. 그런 성격의 그가 한 여자를 마음속으로 좋아하는 '윤지후' 역할을 맡아 평소의 그 답지 않은 대사를 하고 있다. 어색할 법도 하다.

"'윤지후'와 저는 다른 점도 있지만 비슷한 점도 많아요. 그래서 편안하게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제 자신이 느끼기에 민망한 대사를 해야 할 때도 있죠. 그런 건 나름대로 담백하게 소화하려고 연구를 많이 합니다. 제가 대사를 민망하게 느끼면 그게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지는 것 같아요. 제가 대사에 동화되면 어색함을 덜 느끼시는 것 같고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죠."

'꽃보다 남자'는 높은 인기만큼이나 논란도 많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고등학생들의 행동이나 과도한 PPL 때문에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도 안고 있다. 김현중은 이에 대해 "잘 나가는 드라마라 논란도 많은 것 같다"며 편안한 모습이다.

김현중은 드라마가 끝난 후 병원에서 며칠간 쉬며 치료를 받을 전망이다. 만성적이 어깨 탈골에 얼마 전 있었던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온 몸이 힘들다.

"데뷔를 한 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쉬질 못했어요. 한국 활동 끝나면 일본가고 태국가고. 좀 쉴만하니까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하고 드라마 '꽃보다 남자' 하고요. 좀 자고 쉬었으면 좋겠어요."

푹 쉬고 싶다는 김현중의 바람과는 달리, 드라마가 끝난 후에는 또 다른 스케줄이 김현중을 기다리고 있다.

드라마가 끝나는 대로 SS501의 다섯 멤버가 함께 뭉쳐 활동을 시작한다. SS501 가운데 세 멤버 김형준 허영생 김규종은 현재 프로젝트 음반과 '꽃보다 남자' OST 활동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박정민은 뮤지컬 '그리스' 무대에서 연일 관중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SS501. 이들이 올 하반기에 다시 팬들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새 음반도 발매하고 일본과 중국, 태국 등지에서 아시아 투어도 열 예정이다.

"7,8월에 쇼케이스를 하고 SS501 활동을 시작합니다. 지금 다섯 멤버의 각기 다른 활동이 SS501 전체의 위상을 높여줄 것이라 생각해요.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갈테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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