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前의원 귀국 앞두고 여권 중진들 '분주'

입력 2009-02-19 09:32:54

이재오 전 의원의 3월 귀국을 앞두고 박희태 대표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정몽준 최고위원 등 여권 중진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3월 초에 중국에 머물고 있는 이 전 의원이 귀국하고 4월 재보선을 앞둔 공천 작업이 본격화될 경우 친이와 친박 간의 계파 갈등이 불거지는 등 여권 내 기류가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전 부의장과 정 최고위원의 부산해진 발걸음은 3월 이후의 여권 내 권력 구도 변화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부의장은 친이와 친박을 아우르는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주말인 21일 부산에서 친박계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과 허태열 최고위원은 물론 안경률 사무총장과 이군현 의원 등 친이계와 함께 골프를 치기로 했다. 부산 출신인 권철현 주일대사의 장로 취임 모임 참석차 부산에 가는 길에 부산경남 출신 의원 10여명을 함께 초청했다.

이 전 부의장은 친박 중진들과의 회동에 관심이 집중되자 "전에도 자주 만났다. 이번에 부산에 간다니까 김무성 의원이 '형님 (골프나) 한 번 합시다'고 해서 성사된 것"이라면서 "당에 있는 사람을 만나는데 친박이니 친이니 하는 구분이 어디 있느냐. 앞으로도 누구와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8일 정두언 의원 등 '안국포럼' 출신 의원들과도 골프를 치기로 했다. 18일 이춘식 의원과 오찬을 하면서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에 반대한 적이 없다. 오해다. (이 전 의원이) 돌아와 활동하는 것을 대환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한 이후 당내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예전과 달리 매주 세차례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꼬박꼬박 참석,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18일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는 "한나라당이 행동하는 우파와 함께하지 않고 겉멋 부리기에만 골몰한 것 아니냐"고 비판하면서 "한나라당은 대한민국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희생한 분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의 이 같은 변화는 친이와 친박 간의 경쟁 구도속에서 박 대표 대안 카드로 발돋움하기 위한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