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고공 행진'…대구 교동 귀금속거리 '썰렁'

입력 2009-02-18 09:20:06

▲ 대구 중구 교동 귀금속거리에는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금을 사는 사람은 줄고 파는 사람은 늘고 있다.
▲ 대구 중구 교동 귀금속거리에는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금을 사는 사람은 줄고 파는 사람은 늘고 있다.

지난 17일 대구 중구 교동 귀금속거리. 200여개 귀금속 도·소매가게가 밀집한 이곳은 추운 날씨 탓에 한적한 모습이었다.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금을 사기 위해 이곳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줄어들어 가게들은 한적한 표정이었다. 높은 금값 탓에 가격만 물어보고 매장을 나가는 고객이 많았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대구지회에 따르면 17일 순금은 소매가 기준으로 3.75g(1돈)에 19만8천원을 기록, 16일에 비해 5천원이 올랐다. 지난해 2월 13만원 하던 금값이 1년만에 52.3%나 올랐다. 금값은 환율상승과 국제 금시세 상승으로 연일 치솟고 있다.

한 귀금속가게에서 근무하는 박모(34)씨는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50% 줄었다"면서 "밸런타인데이와 봄철 결혼시즌이 성수기이지만 전혀 특수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높아진 금값과 경기불황으로 금붙이를 팔아 살림에 보태려는 사람들은 부쩍 늘었다.

교동 귀금속상가에 따르면 17일 금 매입 가격은 순금 3.75g에 15만원선. 매입 가격이 높다보니 대구는 물론 구미, 김천, 울산 등지에서 금을 팔기 위해 찾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 구미에서 온 김모(65·여)씨는 "올해 대학교에 입학하는 딸의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장롱속에 간직해뒀던 금을 팔았다"고 말했다.

교동 한 귀금속 도·소매가게 주인 이모(55)씨는 "금값이 연일 오르면서 하루 평균 6, 7명의 손님이 금을 팔러 온다"면서 "금을 사는 사람은 줄었지만 금을 파는 사람은 부쩍 늘고 있다"고 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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