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기업인 2천만원 기부 "이름 밝히지 말아달라"

입력 2009-02-18 09:41:47

'세상에 이런 일이….'

사상 유례없는 불황을 맞아 모든 기업들이 내핍경영에 들어간 상황에서 며칠 전 본사에 중년의 여성기업인이 전화를 해왔습니다. 본지가 매주 수요일 보도하는 '이웃사랑'을 열독한다는 이 중소기업인은 작은 정성을 표하고 싶다며 기자에게 계좌번호를 물었습니다. 부친이 돌아가실 때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라'는 유언을 남기셨지만 바쁘게 기업을 경영하다 보니 쉽지 않았다며 이번에 실행하려 한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이름을 절대 노출시키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웃사랑'란에 적혀있는 계좌로 보내면 이름이 드러나기 때문에 기자 개인 계좌로 보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입금완료 통지가 문자로 전해졌는데 2천만원이었습니다.

지금 모든 기업이 어렵게 버티고 있으며 이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원들의 급여를 제때 주기 위해 이 은행 저 은행으로 뛰어다니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2천만원을 신문사에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 선의가 왜곡되게 해석될 수 있다는 뜻에서 익명을 거듭 주문한 것이었습니다. 이 분의 뜻을 소중히 여겨 보도 편의상 '이웃사랑 지킴이'라는 이름으로 이 돈을 몇 차례에 나눠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겠습니다.

본지가 보도하는 '이웃사랑'은 이런 분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더 열심히 이웃을 돕겠다는 각오를 새로 다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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