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부-달성 학력격차, 中3때 더 심화

입력 2009-02-17 09:24:38

▲ 지난해 10월 치른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지역별 학력 격차가 두드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해 학업성취도평가를 치르고 있는 대구 동일초교 6학년 학생들. 매일신문 자료사진
▲ 지난해 10월 치른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지역별 학력 격차가 두드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해 학업성취도평가를 치르고 있는 대구 동일초교 6학년 학생들. 매일신문 자료사진

교육과학기술부가 사상 처음으로 16일 공개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면 시도별 및 지역교육청별로 성적 격차가 뚜렷하다. 대구의 경우 수성구, 중·동구가 포함된 동부교육청 성적이 다른 곳에 비해 월등히 높았고, 경북에서도 시·군별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의 격차가 최고 5~6배까지 벌어졌다.

◆대구, 동부 '최고', 달성 '바닥'

대구에선 '교육특구' 수성구를 포함한 동부교육청이 단연 1위를 기록했다. 동부교육청은 초교 6학년 경우 5개 교과(국어·사회·수학·과학·영어)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82.8%로 서부교육청(75.2%), 남부교육청(79.4%), 달성교육청(74%)보다 높았다. 동부와 달성의 차이는 8.8% 포인트(이하 p)로 나타났다.

과목별로 보면 국어의 경우 동부가 '보통 이상' 84.9%로 가장 낮은 달성(76.7%)보다 8.2%p 높았다. 사교육을 많이 받는 과목인 영어에서는 동부와 달성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동부의 경우 '보통 이상'이 85.3%인데 반해 달성은 71.7%로 무려 13.6%p나 차이 났다.

중학교 3학년에선 초교 6학년보다 동부와 달성의 성적 격차가 심화됐다. 5개 과목의 '보통 이상'이 동부는 70.5%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남부(66.9%), 서부(61%), 달성(56.5%) 순이었다. 국어에선 '보통 이상'이 동부의 경우 71.9%로 달성(57.4%)보다 14.5%p 높았고, 수학에선 동부가 64.5%로 달성(48.8%)과 15.7%p의 차이를 보였다.

◆경북에선 경주·영주 최고

경북의 경우 포항, 구미, 경주 등 시세가 큰 도시가 작은 도시나 군(郡)보다 성적이 우수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았다. 중학교 3학년에선 오히려 영주가 포항, 구미보다 좋은 결과를 냈다. 초교 6학년의 경우 5개 과목의 '보통 이상' 비율은 가장 높은 경주(87.14%)와 가장 낮은 영덕(68.44%) 사이에 18.7%p 격차를 보였다. 과목별 '보통 이상' 비율을 보면 국어의 경우 경주가 88.4%로 영덕(72.5%)과 15.9%p 차이를 보였고, 영어에선 포항이 87.3%로 영덕(64%)보다 무려 23.3%p나 높았다. '기초학력 미달'의 경우 국어에서 영양은 0.7%인 반면 영덕은 5.9%로, 두 지역 간 6배의 격차를 드러냈다. 영어에서도 '기초학력 미달'이 봉화는 1.7%인데 반해 영덕은 5배나 많은 8.4%로 조사됐다.

중학교 3학년 경우 5개 과목 '보통 이상'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영주(68.7%)로 가장 낮은 울진(49.6%)보다 19.1%p나 높았다. 영주는 포항(67.7%), 경산(62.6%), 경주(60.4%), 구미(59.9%) 등 큰 도시보다 1~9%p 높게 나타났다. 과목별로 '보통이상' 비율을 보면 수학에서 영주가 62.7%로 가장 낮은 영덕(41%)보다 21.7%p 높았다. 영어의 경우 포항(74%)이 성주(47.1%)와 26.9%p의 격차를 보였다.

◆의미와 파장은?

이번 평가공개로 그동안 '평준화' 아래 가려졌던 지역 간 학력 격차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교육계에 큰 충격파를 던져주고 있다.

학교들은 성적 향상과 기초미달 학생 줄이기에 경쟁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일부 학교들은 다음번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비해 방과후학교를 강화하고 자체 선행평가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평가결과가 학교 간 서열화를 부추기고 과다한 성적경쟁을 유발해 결국 사교육의 의존도를 높이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기초 미달' 비율이 높은 곳은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 기피 지역이 될 가능성도 높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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