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제, 교단에 새바람 불까

입력 2009-02-17 06:00:00

수석교사제가 교단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교단의 학습조직화, 수업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3월 시범 도입된 수석교사제가 올해는 인원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달 29일 한국교원단체연합회와 수석교사제의 법제화를 추진키로 협의했다. 수석교사제는 어떤 제도일까?

◆기간과 규모

2차년도 시범운영 기간은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1년이다. 올해는 시범운영 수석교사 대상이 지난해 171명에서 295명(초등 150명·중등 145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교육현장에 수석교사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지역·학교별 다양한 조건에 따른 수석교사제 도입 모델을 연구하기 위해서다. 시도별 수석교사 인원은 대구 18명, 서울과 경기 34명, 부산 20명, 경북 16명 등이다.

◆자격기준과 선발방법

수석교사는 교육경력 10년 이상 1급 정교사 자격증 소지자(1안), 15년 이상자(2안) 등 2가지 방안으로 뽑혔다. 대구·부산·인천·광주 등은 1안을 적용했고 경북·서울·경남 등은 2안을 활용했다. 수석교사 지원자들은 교육활동실적 요약서, 수석교사 활동계획서, 기타 서류를 제출했는데, 시도별 수석교사 심사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1차 서류심사를 했다. 2차는 수업능력 심사 및 심층면접, 3차는 동료교사 등과 면담으로 전형이 이뤄졌다. 대구시교육청 이형필 장학관은 "수석교사는 교과내용과 수업에 대한 지식기반 전문성과 수업수행과 학급운영에 관한 리더십, 교직관 등을 고려해 선발됐다"고 말했다. 선발된 수석교사는 한국교원대 종합교육연수원에서 16일부터 20일까지 4박 5일간 사전연수를 받은 뒤 3월부터 소속 학교 등에서 활동을 한다.

◆역할

1차년도 수석교사로 활동한 대구 달성중학교 천경순(49·국어) 교사는 학교 안팎으로 불려다니느라 지난해 무척 바빴다. 수석교사는 다른 교사보다 수업시수가 20% 적지만 동료 교사 수업참관과 조언, 신규교사 멘토링, 대구교육연수원 등의 각종 연수와 수업기술 나누기 워크숍 강의 및 참가 등으로 수업 진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러나 교사로서 보람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천 교사는 "신규 교사는 수업진행은 물론 학생생활지도에도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겪는데 이를 도와주는 일을 맡게 돼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수석교사는 소속 학교 수업 이외에 학교·교육청 단위에서 현장연구, 교육과정, 교수학습, 평가방법 개발 및 보급, 교내 연수 주도, 신임교사 멘토링 등 수업지원활동을 맡는다. 또 신임교사 연수, 1급 정교사 자격연수 등 교원양성과 연수기관 강의 등 교과교육 관련 외부활동도 한다.

◆문제점

교총과 한국교육개발원이 시험학교 교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교원들의 65.7%가 '수업능력 지원 등 학교의 학습조직화 촉진에 바람직하다'고 답했고, 65.8%는 '시범운영이 성과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애로사항도 있다. 지침에는 '학교 실정에 따라 수업시수를 20% 정도 경감 가능하다'고 했지만 임의규정이라 말 그대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초중등수석교사회는 수석교사의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주당 10시간 이내로 수업이 조정돼야 하며, 이를 위해 수석교사 수만큼 별도 교사 정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활동비 지원과 어정쩡한 지위도 문제가 되고 있다. 수석교사는 월 15만원의 연구 활동비를 지원받는데 동료교사 면담, 각종 자료제작, 연구 등의 경비로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수석교사가 학교행정업무를 맡고 있는 부장교사에 비해 근무평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