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는 상한가 종목 속출…'묻지마' 추격매수 위험

입력 2009-02-13 08:29:02

주식시장에서 최근 상한가 종목이 갑자기 많아지고 있다.

특히 워크아웃에 들어간 종목까지 급등하는 등 출렁임이 상대적으로 덜한 유가증권시장에서마저 상한가 종목이 속출하는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한가 행진의 유혹에 빠져 추격 매수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대구에 본사를 둔 C&우방을 비롯해 C&우방랜드, C&중공업, C&상선 등 C&그룹주들이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워크아웃(채권단공동관리)에 들어간 C&중공업은 이날까지 12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 기간 중 주가는 440원에서 2천190원으로 약 4배나 뛰었다.

C&우방, C&우방랜드, C&상선 역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 하루를 제외하고 9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채권단이 지난 9일 C&중공업의 해외 매각을 추진키로 하고 워크아웃 시한을 한달 연장했다는 '재료'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긴 기간동안 상한가를 달리는 이유로는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이 증권가의 지적이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상한가 종목이 지난 9일 40개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10일 31개, 11일 37개, 12일 36개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3일 연속 상한가 종목이 30개를 웃돌았던 때는 지난해 10월말 반등장 이후 처음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설명.

증권가에서는 C&우방그룹 관련 종목처럼 최근 상한가를 연이어 달리는 종목은 뚜렷한 이유가 없는 '묻지마'에 가깝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덩치가 작은 종목들은 '큰손 개미들'에 의해 적은 돈으로도 상한가까지 치솟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

이런 가운데 코스닥시장에서도 지난 10일 32개, 11일 39개, 12일 49개 등 상한가 종목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2007년 갑자기 급등했던 대운하 테마주 역시 짧은 시간에 주가가 5배 가까이 올랐다가 대부분 제자리로 돌아간 경험이 있다며 투자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대구지점 홍영기 이사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시화 되는 등 향후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지수가 2, 3개월 동안 1,000~1,200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 투자심리가 '지수'보다 '종목'에 집중됐다"며 "그러나 최근 상한가 종목들이 관리종목, 투자경고 종목, 우선주 등 절대 저가종목이나 거래량이 극히 적은 종목들이 많은 만큼 일반 투자자들은 추격매수를 자제하는 등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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