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을 열어야 '쩐'을 잡는다
지난해에 이어 올 경기 전망도 밝지 않다. 급격한 경기 위축으로 창업시장 기상도도 불투명하다. 수출부진에 내수침체까지 겹친데다 쏟아져 나오는 실직자들의 창업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이 '소상공인 창업 및 경영개선 자금' 5천억원을 마련해 신청을 받은 결과 1월 한달도 안돼 기금이 모두 바닥날 정도로 창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자영업자 수는 600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매업 창업시장은 진입장벽이 없는 대신 완전경쟁 시장의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창업에 따른 부담이 적은 대신 성공 확률도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희망을 갖고 새로운 일을 시작해보지만 실패를 경험하고 쓸쓸하게 퇴장하는 창업자도 많다. 하지만 '불황에 거상 난다'는 말이 있듯이 위기가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불황 속 소매업 창업전략을 짚어본다.
불황기에 창업을 하는 것은 큰 부담이다. 예비 창업자들이 객관적으로 시장상황을 판단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위기일수록 기본에 충실하라고 지적한다. 치밀함과 민첩함은 창업자가 갖춰야 할 기본자세다. 시대 흐름과 소비 트렌드에 대한 자료를 꼼꼼히 수집해 자신에게 맞는 업종을 찾은 뒤 장사가 잘 되는 집과 안되는 집을 찾아 원인을 분석하고 운영계획, 자금조달계획 등을 세워야야 한다. 업종 선택에 대해 전문가들은 불황기에는 잘되는 곳에 손님이 쏠리는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업종 보다는 기존 업종 중에서 창업자가 잘 알거나 익숙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한다. 인테리어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 고객만족을 위해 배달을 해주는 업종이 좋으며 단기간 유행할 업종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불황이라도 소비를 완전히 줄일 수는 없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과 음식을 판매하는 서민형 업종은 일정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불황기에는 어슬픈 고급화를 지향하기보다 박리다매에 적합한 저렴한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 가격경쟁력을 높히는 방법은 무조건 가격을 낮추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재료비'인건비'관리비 등 원가를 구성하는 요소를 효율화함으로써 비교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원가분석을 면밀하게 해 불필요한 비용상승요인이 없는지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함께 제품력 강화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제품력이 경쟁력의 기본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많은 연구를 해야 한다.
또 불황 때는 점포가 큰 것 보다 작은 것이 유리하다. 투자비가 적게 들고 실패에 따른 손실 부담도 적기 때문이다. 부부창업으로 인건비도 줄일 수 있고 매출이 적더라도 버티기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매출 효율을 높이는 전략도 필요하다. 불황기에는 임대료 등의 고정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반면 매출은 줄어든다. 따라서 매장 면적당 또는 고객 1인당 매출을 높이는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대표적인 전략이 복합화다. 빵'아이스크림'커피 등 연관성 있는 아이템을 결합시켜 손님들이 지갑을 더 많이 열도록 유도해야 한다.
입지력을 높이는 노력도 꾸준히 해야한다. 업종과 궁합이 잘 맞는 입지를 선택한 뒤 시시각각 변화는 상권동향을 잘 파악하여 적절한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우수성을 반복'지속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운영자가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전단지 배포, 할인권 배포, POP광고, 판촉물 제공, 이벤트 등 실행 가능한 홍보수단을 적절하게 활용함으로써 고객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성공창업 요인은 서비스 강화다. 창업자 대부분은 돈 벌기에 급급해 자영업을 시작한다. 요즘 같은 위기 상황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성공하는 창업자들은 창업이 '쩐의 전쟁'이 아닌 '심(心)의 전쟁'이라고 말한다. 성공과 실패는 고객의 돈이 아닌 마음을 얻는 데서 갈린다는 뜻이다. 현대 경영학은 경영활동을 상품을 제조하는 과정으로 보지 않고 고객을 만족시키는 행위라고 해석한다.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상품판매부터 사후관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고객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종업원을 둘 경우 엄격한 규칙을 강요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종업원이 현명하게 대처하도록 해야 한다. 고객서비스는 점포 매출과 직접 관련있다. 질 높은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종업원들의 상황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종업원을 고용한 뒤 자체적으로 판단하여 고객을 잘 응대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도 요구되는 이유다. 모든 장사는 결국 사람 장사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창업 기본전략
1. 시설투자를 많이하는 아이템은 주의하라.
2. 초고가가 아니면 차라리 초저가에 주목하라.
3. 창업자가 직접 발로 뛰는 아이템을 선정하라.
4.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라.
5. 유행에 현혹되지 마라.
6. 전문가와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확보해라.
7.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되 수업료를 최대한 줄여라.
8. 제대로 된 창업교육을 받아라.
9. 남에게 떠밀려 시작하지 마라.
10. 결정하기 전 한번 더 검토하고 창업 전 수백번 훈련하라.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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